첫 감호위탁청소년 문화축제 ‘우린’ 성황
“오늘만큼은 여러분이 슈퍼스타입니다.”황찬현 서울가정법원장의 개회사가 끝나자 무대와 객석에서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태어나서 처음 무대 위에 선 청소년들이 펼치는 공연의 열기는 마치 톱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고 현란한 댄스에 맞춰 함성을 질렀다. 황 법원장의 말처럼 무대 위의 청소년들은 정말 슈퍼스타였다.
한때의 잘못으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6일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문화축제 ‘우린 슈퍼스타일’에서 댄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나의 소유, 나의 모습’이라는 블랙라이트(야광봉 등을 통한 퍼포먼스) 공연을 한 살레시오팀의 리더 김범수(가명·16)군은 이번에 난생 처음 그럴듯한 리더를 맡았다. 다음 달이면 보호시설을 퇴소하는 김군은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번 공연를 준비하면서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김군을 지도하는 유부열 살레시오청소년센터 국장은 “자신들이 직접 생각하고 만든 공연이라 더 애틋한 마음이 있다.”면서 “어떤 일을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레시오청소년센터 이외에도 나사로청소년의 집, 아들의 집 등 모두 6개 팀이 정성껏 직접 준비한 창작뮤지컬 ‘고백 그리고 꿈’, 무용극 ‘꿈꾸는 나무’, 콩트 ‘그들의 고민’ 등 9개 공연을 선보였다. 뮤지컬과 무용극에는 앞으로 꿈을 펼치기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 간혹 무대에서 몸을 던지는 개그 등 특유의 예능감을 발휘할 때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돼 ‘거위의 꿈’,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등을 부를 때에는 많은 청소년들의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다.
양 대법원장은 공연을 보고난 뒤 “누구나 어린 시절 실수를 저지를 수 있고 이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데 이번 공연이 그들의 아픔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아이들이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커다란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12-07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