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수능… 3000개 대입 전형 더 꼬아놨다”

“선택형 수능… 3000개 대입 전형 더 꼬아놨다”

입력 2012-12-12 00:00
업데이트 2012-12-12 00: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교사들 정확한 난이도 차이 몰라 수업 진행에 혼란

2014학년도 대입 수능 시행계획이 지난 10일 발표된 가운데 ‘A형’과 ‘B형’ 두 가지로 시험을 치르는 선택형 수능에 대해 학교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시험을 이원화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높여 준다는 취지이지만 수험생과 교사들은 오히려 복잡하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일선 학교현장을 취재한 결과 A형과 B형 사이에 난이도 차이를 가늠할 수 없는 데다 대학마다 다른 가산점 제도를 들고 나오면서 예비 수험생들은 어떤 기준에 맞춰 수능에 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교사들의 진학지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진학지도 교사와 학부모들은 “전형이 3000여개에 달하는 등 가뜩이나 복잡한 대입 전형을 더 꼬아 놨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지역 여고 A(59) 교감은 “당장 내년 새학기부터 학생들이 각자 선택한 난이도에 맞게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정확한 난이도 차이도 알 수 없고, 학생들이 아직 A형과 B형 중 하나를 선택한 상태가 아니어서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A형반, B형반을 만든다고 해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가르쳐야 할지, 또 학생들이 A형반에 오려고 할지 등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이 시험문제 예시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만도 크다. ‘A형은 쉽고 B형은 현재 수능 수준’과 같이 대략적인 난이도만 나왔을 뿐 실제 A형이 B형에 비해 얼마나 쉬운지 등의 정보는 아직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일단 B형에 맞춰 공부하므로 수능 준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던 선택형 수능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인 최모(18)군은 “주변 친구들이나 학교 선생님들도 다 일단 B형에 맞춰 공부하라고 한다.”면서 “웬만큼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 B형으로 몰리면 경쟁이 훨씬 치열해지고 학원에 더 많이 다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영 유형과 가산점을 발표한 대학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지역 한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현재 발표한 가산점은 수험생들의 실제 점수를 두고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B형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학은 대략적인 가산점 비율만 밝혔을 뿐 가산점을 백분위에 부여할지,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부여할지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2014학년도 수능을 가늠할 수 있는 내년 6월 첫 모의평가가 실시되기 이전까지 학생과 교사, 대학까지도 고민을 거듭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한 고교의 진학상담교사 B(37·여)씨는“어차피 학생들은 지원하려는 대학이 지정한 유형을 따를 수밖에 없고 현재 발표한 가산점 비율은 내년 초에 또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라고 지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2-12-12 1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