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탈정치화, 기득권이 원하는 것…비판의식 사라지면 한국 발전 없어”

“청년 탈정치화, 기득권이 원하는 것…비판의식 사라지면 한국 발전 없어”

입력 2013-01-03 00:00
수정 2013-01-0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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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정지영 감독 쓴소리

영화 ‘남영동 1985’를 연출한 정지영(67) 감독이 사회참여 작품을 외면하는 젊은 층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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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연합뉴스
정지영 감독
연합뉴스
정 감독은 2일 연세대 국학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이하나 연구교수와 주고받은 공개편지를 통해 “‘남영동 1985’는 다분히 사회참여적인 작품이며 일정한 정치성을 띠고 있다”고 규정한 뒤 “어느 대학 수업에서 한 학생이 이 영화에 대해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영화라고 비판했고 많은 학생이 이에 공감했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탈정치화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줄기차게 교육해 온 반사회적·비사회참여적 성향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사라지면 창의력이 쇠퇴하는데 이는 대한민국이 정체된다는 뜻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면서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이익이냐, 아니냐’를 놓고 선택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남영동 1985’를 보며 아픔을 함께하자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라고 반문했다.

정 감독은 이어 “영화감독은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되 새로운 자극을 줘야 환영받는다”면서 “그 새로운 자극에는 사회참여적 요구도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영동 1985’는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22일간 고문을 받았던 과정을 그린 영화로 김 의원 사망 1주기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1월 22일 전국 30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됐다. 그러나 보름여 만에 신작들에 밀려 상영관이 80여개로 급속하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5개 관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교수와 정 감독은 지난해 9월부터 국학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문화예술과 공공성’을 주제로 공개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이번 편지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공공성에 대한 정 감독의 두 번째 답변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3-01-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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