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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듣나요?”…설 곳 잃은 대학 방송국

“누가 듣나요?”…설 곳 잃은 대학 방송국

입력 2013-01-08 00:00
업데이트 2013-01-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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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간 통합은 기본.. 아나운서 한 명 없는 곳도학점·취업문제로 관심떠나..인터넷방송 활성화도 한몫

학생들의 관심부족과 인터넷 방송 등 대체매체가 활성화됨에 따라 대학 방송국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수원 경기대학교 방송국 V.O.K.U(Voice Of Kyonggi University)는 40여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방송인력이 줄어들면서 올해부터 서울캠퍼스 방송국을 축소, 수원캠퍼스와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점심·저녁 시간대별 라디오 방송을 제작하려면 최소한 10여 명이 필요한데 서울캠퍼스 방송국엔 국장과 부국장을 제외한 실무진이 5명, 수원엔 4명이 전부다.

이마저도 1년차 수습국원들이 중도에 방송국을 떠나는 일이 잦아 복학 또는 졸업을 앞둔 선배들의 참여로 간신히 명맥을 이은 것.

10여년 전만 해도 30~40명으로 운영돼오던 방송국을 소수 인원으로 감당하기에 버거워 통합 결정을 내렸다.

김경원(22·이벤트학과) V.O.K.U 국장은 “예전에 방송국은 재단의 비리를 파헤치고 교내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면서 입지를 굳혀왔다. 지금은 학교 주요행사를 기록하는 일이 주가 됐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대학 방송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한해 수습으로 활동했던 학생 3명이 학점관리 등을 이유로 탈퇴의사를 밝히면서 당장 새학기부터 방송을 진행할 아나운서가 한명도 없다.

이맘때쯤이면 선·후배간 3박4일 방송교육, 새학기 편성표를 짜야하는 데 모든 계획이 ‘올스톱’ 됐다.

매년 줄어드는 방송국 규모에 학교 예산도 2011년 2천714만4천원이던 것이 지난해엔 2천444만원으로 줄었다.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전모(27)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방송국이 4.19나 5.18 등의 기념일만 되면 특별방송을 하는 등 학생들의 사회의식을 고취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꿈도 못꾼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인터넷 방송을 언제든지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돼 교내 방송국 입지가 더 줄었다”고 덧붙였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교육방송국(DKBS)은 다른 대학보다 비교적 원활하게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갈수록 낮아지는 학우들의 청취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매년 새로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권항주(50) 단국대 미디어총괄팀장은 “대부분 대학 내 언론이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매체의 흐름이 온라인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우리 대학도 온라인 방송으로 전환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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