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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사형 구형…아이는 “엄마 뱃속에 다시 넣어달라”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사형 구형…아이는 “엄마 뱃속에 다시 넣어달라”

입력 2013-01-11 00:00
업데이트 2013-01-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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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어린아이에 엄청난 고통”…살인 미수범에 법정 최고형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A양(8)을 납치해 성폭행한 고종석(24)씨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광주지검 형사 2부(부장 전강진)는 1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강간 등 살인)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사형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성충동 약물치료 15년을 구형했다. 살인이 실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폭행범에게 이같이 법정 최고형이 구형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폭행과 살인 미수 혐의자에게도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수 있지만 보통 살인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최고형보다 경감된 형량을 구형한다”며 “그러나 범인 고씨의 범행이 어린 아이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 만큼 감형하지 않고 그대로 구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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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아저씨께… “나쁜 아저씨 혼내 주세요”  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 피해 초등생인 A양이 10일 자신을 성폭행한 고모씨를 혼내 달라고 재판부에 쓴 편지. A양은 어머니를 통해 공개된 편지에서 “집에 와서 또 데리고 갈까 봐 겁이 난다.”며 많이 혼내 줄 것을 부탁해 법정 분위기를 숙연케 했다. 광주 연합뉴스
판사 아저씨께… “나쁜 아저씨 혼내 주세요”
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 피해 초등생인 A양이 10일 자신을 성폭행한 고모씨를 혼내 달라고 재판부에 쓴 편지. A양은 어머니를 통해 공개된 편지에서 “집에 와서 또 데리고 갈까 봐 겁이 난다.”며 많이 혼내 줄 것을 부탁해 법정 분위기를 숙연케 했다.
광주 연합뉴스
검찰은 “A양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큰 수술을 두 차례 받고 한 차례 더 앞두고 있다”며 “피해자가 겪은 육체적 피해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과 충격 등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A양의 어머니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A양이 판사에게 쓴 편지를 읽어 법정을 숙연하게 했다. A양은 “엄마가 나쁜 아저씨 혼내주러 간다고 해 편지를 썼다”며 편지에 “아저씨가 나를 또 데려가지 못하게 많이, 많이 혼내주세요”라고 적었다. A양의 어머니는 “곧 있으면 새 학기인데 아이가 학교 가기도 싫어하고 ‘엄마 뱃속으로 다시 넣어달라’는 말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딸은 지금까지 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고 사건 당시 목졸림 당한 것이 자꾸 생각나 울먹인다”며 눈물을 훔쳤다.

A양의 편지는 담당 검사도 울렸다. 수사와 공판을 함께 맡았던 광주지검 형사2부 최영아 검사는 목이 멘 채 당시 상황 설명을 곁들여 구형 의견을 제시했다. 고씨는 목을 조른 뒤 A양이 숨진 줄 알고 현장을 떠났지만 A양은 의식을 회복하고도 몇 차례 실신해가며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11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최 검사는 강조했다.

고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으며 “나 하나로 피해를 본 피해자와 부모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최후 진술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31일 오전 9시 4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3-0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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