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和’ 출판기념회 박희태 전 국회의장
박희태(75) 전 국회의장이 20일 자신의 정치·인생철학과 함께 굴곡 깊은 한국 정치사의 역동적인 현장을 정리한 저서 ‘화’(和)를 출간했다.박희태 전 국회의장
검사장에 6선 의원 출신인 박 전 의장은 민정당 때부터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원내총무, 부총재, 최고위원 등 당직을 두루 섭렵한 거물 원로 정치인으로, 특히 4년 3개월간 민정당·민자당 대변인을 지내면서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당대 최고의 명대변인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정치 9단’, ‘총체적 난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등 숱한 조어도 그가 유행시킨 것으로, 그런 조어가 나온 배경도 저서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저서 1부에선 공직생활을 하면서 남긴 명언과 정치권에 해 주고 싶었던 격언 등이, 2부에선 성장 과정과 검사생활, 정치입문 과정, 공천 탈락과 국회 재입성 그리고 국회의장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이 소개돼 있다.
박 전 의장은 책에서 다섯 명의 대통령을 직접 겪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미국식 대통령제 도입을 주장했다.
예산권과 입법권을 국회로 돌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실질적인 삼권분립을 이루자는 것이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화두는 ‘화합’이다. 자연스럽고 자율적인 화합이 모든 것의 본질이자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는 것이 박 전 의장의 생각이다. 저서에도 화합을 강조하는 발언이 유난히 많다.
2011년 1월 2일 신년사에서 밝힌 태화위정(太和爲政·대화합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다)을 비롯해 유능제강(柔能制剛·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 없으면 무너지고 만다) 등이 대표적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3-01-2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