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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마지막 수배자’ 4년여째 수배중

촛불집회 ‘마지막 수배자’ 4년여째 수배중

입력 2013-01-21 00:00
업데이트 2013-0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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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행진 주도 김광일씨, 은신처 옮기며 도피생활

이명박 정부 집권기간 최대 사건 중 하나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관련자 중 마지막 수배자 김광일(39)씨가 현 정부 임기 말인 현재까지 4년 넘게 수배생활을 하고 있다.

반(反)신자유주의 운동단체 ‘다함께’ 운영위원이던 김씨는 당시 촛불시위를 주도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행진팀장을 맡아 시위대의 거리행진을 이끌었다.

이후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검거를 피해 그해 7월 초부터 대책회의의 다른 간부들과 조계사에서 농성하다 같은 해 10월24일 홀로 종적을 감췄다.

21일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김씨는 이후 현재까지 4년여간 은신처를 옮겨가며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김씨와 함께 농성하던 대책회의 간부 등 이른바 ‘촛불 수배자’들은 모두 경찰에 검거됐다가 풀려나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김씨가 은신처를 옮기면서 진보매체에 가명으로 글을 쓰고 개인적인 공부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안다”며 “주변에서 도움을 받지만 오랜 수배 생활에 스트레스가 적지 않고 가족을 많이 그리워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활동가는 “전에 함께 활동하던 사람들을 가끔 만나기도 하면서 지낸다고 들었다”며 “서울에서 김씨를 봤다는 사람도 있던데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도 김씨는 촛불시위에 대한 기록과 자신의 분석을 담아 2009년 5월 저서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를 경찰의 눈을 피해 출간하기도 했다.

김씨는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 경찰에 꼬리를 잡힐 만한 수단을 일절 쓰지 않고, 수배 이후 가족과 전혀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아버지는 “수배 때부터 경찰이 광일이와 관련 있는 전국의 집을 다 찾아가 뒤지는 바람에 무척 힘들었다”며 “몇달 전에도 경찰이 찾아와 ‘김광일씨 조서만 받으면 된다’고 하기에 ‘알아서 할 테니 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4년 넘게 소식이 끊겨 몹시 걱정되지만 행여 우리 때문에 아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일부러 찾지 않고 있다”며 “광일이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니 부모로서 믿고 좋은 날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배 해제나 무혐의 처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 최소한 불구속 수사를 당국에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해볼 것”이라며 “생계비 모금활동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형법상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복수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형량이 무거운 일반교통방해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시효 만료까지는 2년 이상 남은 상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일반론’을 전제하면서 “자진 출석하고 범행을 시인하며 수사에 협조 의사를 밝힌다면 불구속 수사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수배 기간이 길어 신병처리 방향은 조사 과정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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