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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 ‘성적’ 미끼에 속아 넘어가…

30대 주부, ‘성적’ 미끼에 속아 넘어가…

입력 2013-04-02 00:00
업데이트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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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성적 궁금하시죠” 학원가 경시대회 상술

“석차 없는 성적표에서 자녀의 성적이 어디쯤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경시대회를 봐야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김은아(36·여)씨는 최근 대형 학원의 지점에서 상담을 받고 나서 경시대회 신청을 했다. 김씨는 “상담교사가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 대책을 세우려면 자녀의 성적 수준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시대회가 제격이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학원가가 ‘경시대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입시업체 H교육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경시대회 대비반을 운영 중이다. 이 업체 측은 각종 광고와 상담 등을 통해 “학생 본인이 학력 수준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기 불가능해졌다”면서 “한국수학인증시험, 성균관대 경시대회 등의 전국단위 대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홍보해 학부모들을 모으고 있다.

H학원, D학원, K학원 등 전국에 가맹점을 둔 대형 학원업체들도 전국 단위 수학 경시대회를 홍보하며 수강생들의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학원들이 경시대회 홍보에 적극적인 것은 절대평가 방식의 내신 표기법 때문이다. 현재 일부 사립초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초등학교는 성적표에 석차를 표기하지 않는다. 중학교에서도 지난해 1학년을 대상으로 내신절대평제가 첫 도입된 뒤 올해 2학년까지 내신성적을 시험점수에 따라 A~E등급으로 표기한다. 당초 교육당국은 석차 미표기와 내신절대평가제 도입 이유로 “내신 상대평가제로 인한 학생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학원가는 취지와 반대로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기는 데 활용한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 자사고 대비 학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1일 “내년부터 고교에서도 내신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대학입시에서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고 남들과 다른 스펙을 갖추기 위한 학생과 학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경시대회 등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외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을 수 없어 대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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