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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부상자들, 30여년 만에 트라우마 치유

5·18 때 부상자들, 30여년 만에 트라우마 치유

입력 2013-04-03 00:00
업데이트 2013-04-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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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트라우마센터 집단상담 발표…”사회적 공감·지지 중요”

부당한 국가공권력에 의해 폭력 피해를 당한 5·18민주화운동 생존자들에 대한 첫 트라우마 치유 성과가 공개됐다.

광주 트라우마센터는 3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13층에서 ‘5·18민주화운동 트라우마, 치유의 첫발을 내딛다’를 주제로 첫 집단상담 결과에 대한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1기 집단상담 참여자들의 수기와 5·18민주화운동 트라우마의 특징과 후유증, 치유 방향 등이 발표됐다.

5·18로 인해 고문 등 가혹행위를 겪은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7명으로 구성된 1기 대상자들은 지난해 11월 2일부터 지난 1월 4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상담을 받았다.

강용주 광주 트라우마센터장은 “국가폭력 피해자는 믿고 의지할 최후의 보루로부터 배반당하고 고문, 학살을 당해 신뢰관계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동체의 특별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강 센터장은 “고문으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라며 “센터가 이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울타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천만(53)씨와 윤다현(62)씨가 자신의 수기를 발표했다.

구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에 체포돼 고문당한 박씨는 “화를 안 내려 노력한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으로서 초라해 보이지 않으려 면도도 하고 얼마 전에는 2만원을 주고 멋진 운동화도 샀다”며 “5·18 사진을 보게 되면 빨간 츄리닝 입은 사람이 박천만이라고, 민주화를 위해 싸운 멋진 사람이라 말해달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밝혔다.

상담을 주도한 정혜신 박사는 “보통 트라우마가 된 기억을 피하려고 사력을 다하는데 이를 드러내는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라며 “자원해서 참여한 상담참가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치유의 기운이 계속 전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기생들은 집단상담 이후 꿈 치료를 진행하고 있고 곧 사진 치료 단계로 접어들 예정이다.

광주 트라우마센터는 오는 10일부터 5월 29일까지 8차례에 걸쳐 2기 집단상담대상자 8명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에 들어갈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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