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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내팽개친 주부들 “대뇌…” 질문에

가정 내팽개친 주부들 “대뇌…” 질문에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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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청소년상담사 자격시험 난이도 뒷말 무성

“신경정신과 의사면허시험 수준으로 어려웠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제11회 청소년상담사 자격시험의 난도가 지나치게 높아 수험생들의 불만이 거세다. 이에 대해 문제 출제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수험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개인의 체감 난이도가 다양할 수밖에 없으며, 아직 채점을 하지 않아 결과는 알 수 없다”며 난감해하는 기색이다.

조윤선(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또래상담반’을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한영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조윤선(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또래상담반’을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한영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청소년상담사는 학교 등에서 상담교사로 일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학력 또는 경력에 따라 1, 2, 3급으로 구분된다. 최근 집단 따돌림,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청소년 상담의 필요성과 관심이 증가했고 자격증 수요도 늘어 시험신청 인원도 지난해보다 2배나 많았다.<서울신문 3월 7일자 24면>

올해 청소년상담사 자격증 시험은 1만 3130명이 신청했으며 급수별로는 1급 335명, 2급 3703명, 3급 9092명이 몰렸다. 실제 3급 응시 인원은 5700여명으로 3000여명이 결시했다. 1급은 박사 학위 이상, 2급은 석사 학위 이상, 3급은 대학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그런데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 3급 시험이 난도가 턱없이 높아 문제가 됐다. 수험생들은 “청소년 상담과 관련없는 문제가 많았고, 임상병리사 시험보다도 몇 배는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문제 공개와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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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가자격증 시험은 수험생이 시험을 끝내고 문제지를 가져 나갈 수 있으나 청소년상담사 시험은 외부 유출이 금지돼 있다. 1~3급별로 5~6과목 시험을 치르는 청소년상담사 시험은 시험과목이 모두 22개다. 따라서 문제지를 외부로 가지고 나가거나 문제가 인터넷에 공개되면 수험생들이 기출 문제만 외우는 암기식 공부를 할 것이란 우려에서 비공개 원칙이 고수돼 왔다.

청소년상담사 3급 시험을 치른 전진아(44)씨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는 등 교육학을 몇 번이나 수강했는데도 어디서 나왔는지조차 모를 생소한 교육학 용어가 출제됐다”며 “가정을 내팽개치며 공부한 주부들도 있는데 이렇게 기준 없이 난이도가 들쑥날쑥하면 내년에도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수험생 장문경씨는 “지난해 난이도 조절 실패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해 어려워질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올해 시험은 타당성과 신뢰도를 크게 벗어난 문제였다”며 “과연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증에 대뇌나 생리의학에 필요한 의학용어들이 필요한 것인지, 그 길고 복잡한 문제 지문은 읽고 풀라는 것인지, 속독 능력을 평가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험생들 사이에는 응시료 불만도 높다. 필기시험 합격자에게만 해당되는 면접시험 응시료가 전체 응시료(4만 2000원)에 일률적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청소년상담사 자격증 필기시험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면접시험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각각 주관한다. 산업인력공단 측은 “1만 2000원의 면접시험 응시료를 필기시험과 나눠서 접수하면 수험생뿐만 아니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불편도 커서 함께 접수했다”고 밝혔다.

수험생의 불만처럼 실제로 그동안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의 합격률은 ‘고무줄’이었다. 2010년과 2011년의 3급 합격률은 각각 13.0%와 14.3%에 그친 반면 지난해는 61.34%로 폭증했다.

시험 이후 수험생들의 불만이 증폭되자 산업인력공단 측은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시험 난이도 조절 문제는 오는 27일 채점 결과가 발표되면 정답 공개 등을 담당하는 소관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시험 문제를 연차적으로 공개하고, 응시료도 필기시험과 면접 수수료를 따로 받도록 재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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