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자살 시도 가능성 희박” 변호인 “수면제 함께 복용해 자살 기도”
‘전주 일가족 살해 사건’ 공판에서 피의자의 자살 시도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설전을 벌였다.4일 오전 10시 20분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피의자 박모(25)씨는 부모·형제를 살해한 뒤 가족과 함께 죽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형과 함께 수면제를 나눠 마셨고 연탄가스를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변호인 측은 “박씨의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왔고 연탄가스를 마셔 병원치료까지 받았다”며 박씨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본인이 죽으려 한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박씨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온 것과 연탄가스로 인해 치료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박씨의 몸에서 검출된 일산화탄소 농도 2.2%에 불과해 경미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의 부모와 형제 몸에서는 60∼70%에 달하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박씨의 변호인 측은 “박씨가 사고 직후 산소치료를 받아서 일산화탄소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고 검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보통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30%가 넘으면 고압산소 치료를 받게 되는데 박씨는 처음부터 고압산소 치료가 아니라 일반 산소치료를 받았다”고 변호인 측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박씨의 이모인 황모씨가 증인석에 올라 박씨의 불우했던 성장 배경과 정서적 불안 등을 증언했다.
변호인 측은 현재 박씨의 정신감정을 신청한 상태고 박씨에 대한 정신감정은 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박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정신감정 결과가 나온 뒤인 다음 달 23일 열린다.
한편, 박씨는 지난 1월 30일 오전 1시께 자신의 아파트 작은방에서 아버지(52), 어머니 황모(55)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형(27)과 함께 밖에서 술을 마신 뒤 오전 5시께 들어와 안방에서 같은 방법으로 형을 살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