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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드니”…돈되면 뭐든 훔친다

“먹고 살기 힘드니”…돈되면 뭐든 훔친다

입력 2013-04-16 00:00
업데이트 2013-04-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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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장기화 여파, ‘생계형 범죄’ 급증

 ‘공중전화기,트럭에 있던 경유,자판기 속 동전,공중화장실 변기 밸브,남의 집에 걸려있던 생선까지’먹고 살기 팍팍해지면서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훔친 물건들이다.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불황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생계형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공중전화기 2대가 도난당했다.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주택가에 설치된 공에 있던 공중전화기 2대가 뜯겨져 나갔다.대담하게 공중전화기를 뜯어 훔친 사람은 일용직 공사장 인부인 이모(47)씨 등 2명.이들은 지난달 19일 새벽 일감을 받기 위해 인력시장에 나갔지만 일을 받지 못했다.당장 끼니를 걱정해야할 처지인 이들은 막막해졌다.그때 눈에 들어온 게 공중전화기.새벽이라 인적도 드물었고 일 나올 때 챙겨온 장비도 있었다.

 곧장 공중전화기 2대를 부스에서 뜯어내 달아났다.공중전화기라는 걸 숨기기 위해 분해한 뒤 다른 고물과 섞어 고물상에 15만원을 주고 팔았다.

 덤프트럭 기름통에 있던 경유도 범행의 대상이 됐다.

 강원도에 사는 황모(50)씨는 주차돼 있던 대형 트럭에 있던 경유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황씨는 경유 1천650ℓ를 훔쳤는데 일부를 부모집 보일러에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생활비를 못 드려서 부모님이 한겨울 추운 데서 지내시는 걸 보고 보일러에 기름을 넣어드리려했다”고 진술했다.

 원주에서는 생활비가 부족하자 음료 자판기에 있던 동전과 지폐 등 200만원 어치를 훔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에서는 하수구 철판 덮개를 훔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청주 흥덕경찰서에 절도 혐의로 붙잡힌 A(79)씨는 올해 1월 10일 오전 7시께 청주시 흥덕구 한 음식점 인근 도로에 설치된 10㎏짜리 하수구 철판 덮개 1개(시가 5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훔친 하수구 덮개를 고물상에 2만원에 팔아 생활비로 사용했다.A씨는 수년간 하루 2∼3시간씩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아내와 사글셋방에서 어렵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경찰에서 “하수구 철판 덮개가 폐지보다 돈이 더 될것 같아 손을 댔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에서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중 화장실 변기에 부착된 밸브를 싹쓸이한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무직인 권모(54)씨는 최근 한 달 동안 심야에 공중화장실 16곳에 들어가 변기 세척용 밸브 88개(484만원 상당)를 훔쳤다.권씨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가난 때문에 먹을거리를 제때 구하지 못해 음식물을 훔친 사건도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암 진단을 받은 60대 여성이 마트에서 한우와 생닭 등을 몰래 가져 나오려다가 붙잡혔다.이 여성은 5년 전부터 홀로 기초생활수급지원비를 받아 살아오다가 최근 위암 진단을 받은 후 식비조차 부족할 정도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통영에서는 반찬을 구하기 위해 말리던 생선을 훔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이 노인은 통영시 한 주택가 베란다와 빨랫줄에 걸려 있던 대구와 물메기 등을 훔쳐 반찬으로 먹었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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