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출신 30대 본인 승용차서 차내 K-1 소총탄피 1발 확인

육군사관학교 출신 여군 대위가 31일 총상을 입고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육군 관계자는 “오전 8시 10분쯤 홍모(30) 대위가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의 부대 내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발견 당시 승용차는 창문이 닫힌 채 안에서 잠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홍 대위는 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고 승용차 안에서 홍 대위의 K1 소총과 K1 소총 탄피 1발이 발견됐다. 육군 관계자는 “홍 대위가 아침 대대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부대 간부들이 찾아 나섰다가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발견 당시 문이 잠겨 있어 밖에서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시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창은 없었고, 1발만 약실에 장전된 채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육사 62기인 홍 대위는 수도권의 한 향토사단에서 중대장과 5분대기조 중대장을 겸임했다. 승용차에서 발견된 탄피는 홍 대위가 근무 중인 부대의 5분대기 임무용 실탄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대대본부와 불과 150m 떨어진 주차장에서 총성이 울렸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주차장과 대대본부 사이에 쓰이지 않는 막사가 있어 소리를 가로막는데다 승용차 창문까지 닫은 채 단발 사격이 이뤄지면 총성을 듣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실탄이 연대 지휘통제실의 간이화약고에서 유출됐는지, 아니면 5분대기 훈련 후 반납되지 않은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육군 관계자는 “홍 대위가 5분대기조 중대장이기 때문에 총기를 소지한 것은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다만 연대 지휘통제실의 간이화약고에 보관돼야 할 실탄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화약고 열쇠는 당직 사령과 부관이 갖고 있고, 5분대기조 중대장은 탄약박스 열쇠만 갖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육군 측은 “홍 대위의 부대생활과 직업군인인 남편과의 가정생활 모두 별다른 문제가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