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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전날, 욱일기 빼닮은 깃발 내걸고…

현충일 전날, 욱일기 빼닮은 깃발 내걸고…

입력 2013-06-07 00:00
업데이트 2013-06-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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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달, 술판 벌인 양주시

경기 양주시 공무원들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체육대회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빼닮은 깃발을 내걸고 술판을 벌여 논란을 빚고 있다. 행사를 제안한 현삼식(66) 시장도 끝까지 참석해 막걸리 세 상자와 생맥주 16만㏄를 제공했다.
경기 양주시 직원들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체육대회 때 욱일기와 비슷한 깃발을 흔들어 호국 보훈의 달을 무색하게 했다. 독자 제공
경기 양주시 직원들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체육대회 때 욱일기와 비슷한 깃발을 흔들어 호국 보훈의 달을 무색하게 했다.
독자 제공
국기게양대에 내건 현수막은 지난 1월 준공된 홍죽일반산업단지 분양률이 20%로 매우 저조해 힘을 모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독자 제공
국기게양대에 내건 현수막은 지난 1월 준공된 홍죽일반산업단지 분양률이 20%로 매우 저조해 힘을 모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독자 제공


6일 시 관계자에 따르면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고 공동체 의식과 협동심을 함양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는 오후 9시 이후에 끝이 났다. 줄넘기 경연, 훌라후프 오래 돌리기, 행운권 추첨, 난센스 퀴즈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문제는 일부에서 단합을 과시하기 위해 욱일기와 비슷한 현수막을 만들어 국기게양대 등에 게시했으며, 같은 문양이 인쇄된 대형 홍보물을 제작해 흔들기도 했다는 점이다. 도보로 2~3분 거리인 300m 옆에는 현충탑이 있다.

또 전체 직원 740여명 중 필수 인원을 제외한 700여명이 대부분 오후 5시부터 자리를 비워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겼다.

이에 대해 시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됐다. 한 직원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 가족을 위로해야 할 공무원들이 현충일 전날, 그것도 현충탑 곁에서 술판을 벌이다니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시 관계자는 “욱일기와 흡사한 깃발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술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려고 입술만 축일 정도로 내놨다. 부서별로 막걸리와 소주를 준비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적절한 깃발과 현수막은 응원도구를 취급하는 인터넷에서 시안을 보고 고른 것이지 의도적으로 제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 시장은 “현충일에 술을 마신 게 아니라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고만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3-06-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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