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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성적서 위조 새한티이피, 외국 검증업체도 속여

시험 성적서 위조 새한티이피, 외국 검증업체도 속여

입력 2013-06-18 00:00
업데이트 2013-06-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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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험 불합격하자 방사능 처리 안한 시편 보내 일부 합격檢, 위조공모 새한티이피 팀장 첫 구속기소…수사 확대

JS전선의 원전 제어케이블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가 외국 검증업체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시험에서 불합격하자 규정을 어기고 재시험을 의뢰하면서 방사능 처리를 안한 시편(시험용으로 만든 조각)을 보낸 것이다.

방사능 처리를 안한 시편으로 시험하면 방사능에 얼마나 견디는지 알 수 없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새한티이피가 2006년 6월 30일 캐나다 R사에 보낸 JS전선의 제어케이블 A∼C 타입 가운데 B타입의 노화(방사능, 고온, 고압 처리) 시편만 합격하고 비노화(방사능만 처리) 시편은 불합격했다고 18일 밝혔다.

국제표준(IEEE 383)에 따르면 노화 시편과 비노화 시편이 모두 합격해야 최종 합격한다.

한쪽이라도 실패하면 불합격 처리되고 시험자의 과실이나 외부 요인이 있는 경우에만 재시험할 수 있다.

그러나 새한티이피는 이런 규정을 어기고 2006년 9월 R사에 B타입의 비노화 시편 6개에 대한 재시험을 의뢰했고 이 가운데 2개만 합격했다.

시편 모두 합격해야 최종 합격인데 일부만 합격해 결국 불합격 처리된 것이다.

특히 합격한 시편 2개는 방사능 처리를 하지 않은 이른바 ‘생케이블’로 드러났다.

그러나 새한티이피 이모(36) 내환경 검증팀장은 2008년 1월 30일 불합격한 시험결과를 모두 삭제하고 합격한 B타입 노화, 비노화 시편만 남기는 수법으로 시험 성적서를 위조, 한국전력기술에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를 위해 JS전선, 새한티이피, 한전기술 관계자 7명 이상이 2006년 1차 시험 실패 직후와 2008년 1월 시험 성적서 위조 직전에 대책회의를 열어 시험 성적서 위조를 공모했다고 밝혔다.

JS전선의 이 같은 불량 제어케이블 55억원어치는 2008년 2월 11일부터 2011년 4월 20일까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납품됐다.

새한티이피는 이에 앞서 2001년과 2004년에도 JS전선의 제어케이블 검증용역을 맡아 캐나다 R사에 시험을 의뢰했지만 두 차례 다 불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 따라 18일 이 팀장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처음 구속기소하고 이미 구속된 3개 업체 다른 임직원 5명을 포함한 관계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시험 성적서 위조와 승인 과정에 금품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들 3개 업체 임직원의 계좌 추적과 회계장부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새한티이피가 영업 이익의 절반가량을 접대비로 사용하고 오모(50) 대표가 회삿돈 수천만원을 횡령한 혐의에 주목하고 있다.

또 한전기술 임직원이 새한티이피 주식의 10%가량을 보유한 부분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우진과 KJF 등 다른 원전 부품 제조업체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원전 부품의 시험 성적서 위조에 한국수력원자력, 산업자원부, 한국전력 등 상위 기관이 연루됐는지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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