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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안전 위협하는 야생동물 ‘로드킬’

운전자 안전 위협하는 야생동물 ‘로드킬’

입력 2013-06-23 00:00
업데이트 2013-06-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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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운행 중 고라니, 너구리, 개, 고양이 등 야생 동물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발생하는 ‘로드킬’(Road kill)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로드킬 사고는 동물의 피해를 넘어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사망 동물 하루 3.3마리꼴…운전자 안전 위협

23일 충북 충주·보은 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 도내 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총 1천206건으로 하루 평균 3.3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통행 차량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와 지방도에서 발생한 사고나 관리기관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은 사고까지 포함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로드킬 사고는 동물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2차 사고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실제 지난 17일 오전 1시 20분께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 사곡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아반떼 승용차(운전자 이모·31)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 고라니를 피하려다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이 불에 타고 이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마터면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로드킬로 방치된 동물의 사체 역시 차량 사고를 유발한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급정거를 하다 크고 작은 사고를 내는 것이다.

운전자 김모(30·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씨는 “지난주 충주로 가던 중 앞서 가던 차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큰 사고가 날 뻔했다”며 “알고 보니 고양이 사체가 도로 한복판에 방치돼 있어 이를 피하려다 벌어진 일”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도로로 내몰린 동물들…안전시설 태부족

로드킬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는 무분별한 개발로 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먹이를 찾으려는 동물들이 주택가나 인근 도로로 내몰린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충북야생동물센터 이영선 수의사는 “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다 보니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민가까지 내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동물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생태통로와 안전 유도 울타리다. 이들 시설은 도로 건설로 이동로를 빼앗긴 동물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만든 시설이다.

하지만 최근 10년 새 충북에 설치된 생태통로는 단 23곳뿐이다. 안전 유도울타리 역시 도로 개설 때 전혀 고려되지 않아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에 사고를 당한 동물의 처리 기관이 도로 성격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제때 수습되지 않는 것도 2차 사고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현재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국도는 국토관리사무소, 지방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로드킬 사고 처리는 대부분 시민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도원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충북지부 사무국장은 “도로 위로 내몰린 동물은 물론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도로변 생태통로 등 로드킬 예방책과 안전시설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형편상 안전시설 설치가 쉽지 않다”며 “로드킬 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만큼 중앙정부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협의를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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