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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부품 납품비리는 결국 금품로비의 결과물

원전 부품 납품비리는 결국 금품로비의 결과물

입력 2013-06-27 00:00
업데이트 2013-06-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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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비리구조의 정점인 한수원이 ‘진두지휘’

원전 부품 납품비리 사건은 결국 금품로비의 산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신고리 1·2호기 등에 설치된 JS전선의 제어케이블 납품을 담당했던 한국수력원자력 송모(48) 부장의 자택에서 억대의 현금 뭉치가 발견되면서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되던 금품로비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원전 부품의 최종 목적지인 한수원에 집중적인 로비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이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검찰 수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JS전선의 제어케이블 납품비리는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정점에 있는 한수원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JS전선은 제어케이블에 대한 시험에서 두 차례나 실패한 직후인 2004년 7월 한수원과 59억원치의 납품계약을 체결한다.

이어 2005년 말 새한티이피와 검증용역을 체결하고 2006년 6월 캐나다 시험업체인 R사에 시편(시험용으로 만든 조각)을 보냈지만 또 실패한다.

그러자 인증기관인 한국전력기술 간부와 상의해 2006년 9월 규정을 어기면서 재시험을 했지만 또 실패하고 만다.

이 때문에 구속기소된 한전기술 간부는 납품이 임박한 2008년 1월 중순 한수원 송 부장 등에게 JS전선의 제어케이블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송 부장 등은 이를 묵살하고 “그냥 승인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탓에 불과 며칠만인 30일 JS전선, 새한티이피, 한전기술 간부 등이 대책회의를 열어 시험 성적서를 위조했고 이로부터 불과 6일만에 승인됐다.

또 6일 후인 2월 11일부터 납품이 본격 시작됐다.

시험 성적서 위조와 승인, 납품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송 부장이 이 과정에서 JS전선 등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JS전선의 케이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시 한수원 내부에 광범위하게 알려졌었기 때문에 송 부장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JS전선이 같은 해 12월 한수원과 신고리 3·4호기에 제어용, 전력용, 계장용 케이블 120억원어치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도 로비가 있었는지 확인중이다.

JS전선의 범행수법은 이때부터 더 대담해져 시편에 열노화(150도에서 28일간 또는 155도에서 18일간) 처리를 하지 않고 열풍기로 표면만 그을린 시편만 보내 합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케이블들도 2010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납품됐다.

이 과정에 새한티이피 직원이 시험 성적서의 일부 그래프를 위조했지만 크게 개입하지 않았고 한전기술도 몰랐다는 게 현재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결과다.

JS전선이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한수원과 직거래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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