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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사설 해병캠프 사고 때 교장 술 마셨다”

“태안 사설 해병캠프 사고 때 교장 술 마셨다”

입력 2013-07-20 00:00
업데이트 2013-07-2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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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학생 유족들 주장…교사 “건배 제의만 했다”

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캠프 훈련 도중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 사고와 관련, 교장이 보고를 받고도 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족들은 관련 책임자를 엄벌하고 진상을 규명할 때까지 장례 절차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울부짖는 아버지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해역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을 받다 실종됐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장모(17)군의 시신이 19일 오후 4시 47분께 수색대에 의해 인양되자 아버지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부짖는 아버지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 항포구 해역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을 받다 실종됐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장모(17)군의 시신이 19일 오후 4시 47분께 수색대에 의해 인양되자 아버지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숨진 학생의 부모 등 복수의 유족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이 사고가 발생한 당일인 지난 18일 오후 8시께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술을 마신 상태였다.

숨진 이병학(17)군의 고모부는 “나는 술을 못 마셔서 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교장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술 냄새가 확 났다”고 주장했다.

진우석(17)군의 이모도 “처음엔 술은 아예 없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입에만 댔다고 번복했다. 이런 교사들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분노했다.

학교 측이 식당과 말을 맞춰 음주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장이 술을 마신 것 같다고 의심한 유족들은 사고 다음 날인 지난 19일 교장과 교사들이 함께 회식을 했다는 식당에 찾아갔다.

식당 주인은 당시 “오늘은 아무 손님도 없었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 배석한 교사의 진술을 재구성해 보면 당시 교장, 교무부장, 2학년 담임 교사,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등 17명은 지난 18일 오후 6시 10분께 저녁을 먹기 위해 유스호스텔 인근 식당에 갔다.

오후 6시 15분께 이 식당에 도착, 학부모가 준비한 소곡주를 잔에 따르는 등 저녁을 시작한 직후인 오후 6시 25분께 유스호스텔 관계자로부터 ‘학생 5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교사 2명이 먼저 출발한 뒤에도 교장의 건배 제의가 이어졌고 3분 뒤 다른 교사로부터 다시 전화가 와서 교장에게 보고한 뒤 다 같이 나왔다고 현장에 배석했던 한 교사는 진술했다.

이 교사는 “세팅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술잔은 입에만 댔다”며 “건배 제의만 하고 술은 마시지 않고 바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생 5명이 실종한 대형 사고를 알고도 학교 측이 바로 대응에 나서지 않았던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임시 빈소가 마련된 태안보건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선 해병대를 사칭한 캠프를 모두 중단하고 관련 책임자 엄벌 등을 통해 아이들의 원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교육부가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서는 등 사태 처리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해양경찰은 이날 인솔 교사 김모(49)씨에 대해 학생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불구속 입건했다.

공주사대부고 2학년 부장 교사인 김씨는 교사 6명과 함께 지난 17일 학생 198명을 충남 태안 안면도 해양 유스호스텔로 데려와 해병대 리더십 체험을 위탁하면서 학생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 진모(17)군 등 5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학교 교장과 다른 인솔교사 등에 대해서도 체험 활동 시 현장에 있었는지와 학생들의 안전 관리를 충분히 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또 체험기간 안면도 해양 유스호스텔과 사고 인근에 설치된 CCTV 자료를 확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장인 송일종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장은 “유가족이 제기한 교사 음주를 포함한 각종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며 “사고와 관련해 한치의 의문이 없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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