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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와 ‘731부대’ 영화 만드는 영화학도

할리우드와 ‘731부대’ 영화 만드는 영화학도

입력 2014-01-06 00:00
업데이트 2014-01-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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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등 스태프 참여…5월 칸 출품·7월 미국 개봉 목표

세계 2차 대전 당시 악명 높았던 일제의 생체실험 만행을 소재로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제작진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공포영화가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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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 대전 당시 악명 높았던 일제의 생체실험 만행을 소재로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제작진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공포영화가 제작된다. 이 작품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영화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영민(38)씨의 졸업작품으로, 오는 24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사진은 김씨의 영화 ‘룸 731’(Room 731) 포스터.  김영민씨 제공
세계 2차 대전 당시 악명 높았던 일제의 생체실험 만행을 소재로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제작진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공포영화가 제작된다. 이 작품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영화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영민(38)씨의 졸업작품으로, 오는 24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사진은 김씨의 영화 ‘룸 731’(Room 731) 포스터.
김영민씨 제공


제작을 총괄하는 주인공은 할리우드 영화감독을 꿈꾸는 김영민(38)씨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지 5년 만인 2008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영화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 그는 올해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꿈을 향해 나선 그가 졸업작품으로 선택한 소재는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친 일본 관동군 731부대다.

731부대는 1932~1945년 만주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중국과 한국, 러시아인 등 전쟁포로를 대상으로 해부 등 각종 생체실험을 저지른 세균전 부대다.

일제가 이 부대에서 인간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丸太)로 부르며 반인륜적 실험을 자행한 사실을 학자들과 당시 부대 관련자들이 잇따라 폭로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씨의 영화 ‘룸 731’(Room 731)은 일본군 강제 수용소에 갇힌 ‘웨이’라는 10대 소녀가 그곳에서 고문당하다 숨진 희생자의 영혼을 목격하면서 겪는 일화를 다룬다.

대학원생이 만드는 15분짜리 단편영화이지만 ‘스펙’만큼은 여타 영화에 뒤지지 않는다.

미국 드라마 ‘멘탈리스트’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팀강(41·한국명 강일아)씨가 배우 겸 제작자로 참여하며, 다크나이트·엑스맨 3·아바타 등 할리우드 영화 다수에 참여한 다이애나 최(특수분장), 에디 양(특수효과), 바네사 리(의상 디자이너) 등 쟁쟁한 스태프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나선다.

김씨가 다이애나 최와 의기투합했고, 최씨가 다시 할리우드 ‘실력자’들을 끌어들였다.

제작비는 총 11만 달러(약 1억1천만원)가 투입된다. 이 가운데 7만 달러를 USC와 영화촬영 장비 제작사 파나비전 등에서 지원받기로 했다.

김씨는 나머지 4만 달러는 시민의 소액 기부로 충당하기 위해 현재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Indiegogo)에서 제작비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는 오는 24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5월 칸영화제 출품을 시작으로, 7월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6일 국제전화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목도되는 오만한 민족주의, 윤리문제, 그 속에서 싹트는 휴머니즘 등을 ‘비극의 압축판’인 731부대를 통해 풀어가고 싶었다”고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을 통해 모든 것이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반전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해달라”고 웃었다.

호러 미스터리라는 다소 자극적인 장르를 선택한 것도 이 사건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비극적인 소재를 끊임없이 영화화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동시대에 벌어진 일본의 만행에는 피해자인 한국과 중국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영화를 통해 수십년간 은폐됐던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담론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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