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출신 천안역 명대호씨 여성 비명에 흉기 든 20대 제압
명대호씨
충남 천안역의 역무원으로 근무 중인 명대호(41·사무영업 6급) 주임은 지난 19일 새벽 5시 30분쯤 역내 순찰 중 여자 화장실 쪽에서 “강도야”라는 여성의 비명을 듣고 뛰어갔다. 이른 시간이라 매표 직원이 출근 전이었고 맞이방(대합실)에 이용객도 없는 상황이었다. 여자화장실 앞에서 그는 다급히 달아나던 건장한 체격의 서모(25)씨를 발견했고 직감적으로 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뒤쫓아 100여m 갔을 때 서씨가 멈춰 서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자칫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육군 특공대 출신에다 평소 태권도로 단련한 명 주임은 물러서지 않았다. 흉기를 휘두르던 서씨의 오른손을 내려쳐 제압하자 주위를 지나던 시민들이 가세해 출동한 철도사법경찰대에 신병을 넘겼다.
역에서 흉기를 든 강도 사건은 흔치 않은 일이라 당황했다는 명 주임은 “비명을 듣는 순간 몸이 먼저 움직였다”면서 “시민들의 도움으로 큰 피해 없이 검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말 밤에는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도 했다. 당시 신창에서 마지막 열차가 들어온다는 무전을 받고 플랫폼에 나갔는데 느낌이 이상해 선로 주변을 둘러보던 중 앞쪽 선로에서 검은 물체가 목격됐다. 공익요원들에게 긴급히 도움을 요청했고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오기 전에 무사히 구출했다.
2005년 코레일의 계약직 역무원으로 입사한 뒤 성실성을 인정받아 2010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명 주임은 “역무원의 역할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4-01-2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