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암모니아 새는데 창고 들여보내”…유족 人災 주장

“암모니아 새는데 창고 들여보내”…유족 人災 주장

입력 2014-02-14 00:00
업데이트 2014-02-14 15: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내 정씨 “30년 평생 빙그레에 몸바쳤는데 이럴수가” 정년 1년 앞두고 참변 ‘퇴직 후 첫 가족여행’ 약속 물거품

“가스가 새고 있는데 다시 제품을 출하하러 들어가라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 이 사고는 명백한 인재(人災)다.”

남양주 빙그레 제2공장 암모니아 가스 유출 폭발사고로 숨진 협력업체 직원 도양환(55)씨의 아내 정인자(56)씨는 14일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가 남편 도씨의 동료 직원들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폭발이 일어나기 2시간 30분가량 전인 13일 오전 10시 30분께 강한 냄새의 암모니아 유출이 감지돼 직원들이 대피했다.

출고 업무도 중단됐고 낮 12시가 돼 점심을 먹었다.

그러나 점심 때가 끝난 오후 1시에 도씨는 다시 창고에 들어갔다.

정씨는 “’제품 출하 지시를 받았다’고 (남편 직장 동료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냄새가 났을 때 신고만 제대로 됐더라도 애 아빠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도씨는 내년 4월 정년 퇴임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정씨는 “30년 평생을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하면서 지각이나 결근 한 번 안 했다”며 “냉동창고에서 얼마나 추웠을까.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도씨는 1984년 빙그레에 입사해 2년 뒤 정씨와 결혼했다.

도씨는 아이스크림 등 생산된 제품을 출고하는 일을 했다.

빙그레 본사가 물류 분야를 계열사로 분리하면서 협력사인 케이엔엘물류 직원이 됐다. 일터와 하는 일은 달라진 게 없었지만 소속과 처우는 사정이 나빠졌다고 한다.

그래도 도씨는 30년을 하루같이 변함없이 일했다.

도씨는 퇴직하면 장성해 20대가 된 아들, 딸과 함께 ‘처음’ 가족여행을 떠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약속을 영영 지키지 못하게 됐다.

13일 오후 1시 4분 공장에서 암모니아 탱크 배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여파로 공장 가장 뒤편에 있는 냉동창고 내부가 무너졌다.

숨진 도씨는 그 안에 있었다.

사고 난 지 6시간이 다 된 오후 6시 52분 도씨가 잔햇더미 아래에서 발견됐을 때 몸은 이미 얼음장이었고 여기저기가 부러져 있었다. 장시간 암모니아에 노출돼 얼굴엔 화상도 입었다.

정씨는 사고 당일 낮 동안 뉴스를 보면서도 사고 당사자가 남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빙그레 측에서도 케이엔엘물류 측에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남편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이후 이날 오후까지 꼬박 빈소가 차려진 한양대구리병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지만 유족을 위로하는 ‘책임 있는’ 빙그레 직원을 만나지 못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