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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원인일까”…리조트 붕괴원인 다양한 추측

”눈만 원인일까”…리조트 붕괴원인 다양한 추측

입력 2014-02-18 00:00
업데이트 2014-02-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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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구조의 공장 건물들 ‘멀쩡’…관리·운영부실 의혹 ’부실시공’도 제기돼 경찰 수사 중

1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친 경북 경주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는 지붕에 쌓인 눈의 하중을 외벽이 견디지 못해 일어났을 것이라고 일단 추정된다.

그러나 눈의 무게 뿐 아니라 강당의 구조적인 문제 등 다른 원인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대구기상대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주지역에는 최근 1주일 동안 평균 50㎝가 넘는 눈이 쌓였다.

눈이 1㎡의 면적에 50㎝ 가량 쌓이면 눈 무게만 평균 15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가 난 강당의 바닥 면적을 990㎡ 정도로 보고 지붕의 면적이 바닥 면적과 같다고 하더라도 이 강당 지붕에 쌓인 눈 무게가 148t 이상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경주 외동산업단지와 같은 경주지역 공장이나 일부 식당건물 등 비슷한 자재나 형태·구조로 지어진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리조트의 강당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체육관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강당의 특성상 건축물 중앙부분 등에 기둥을 아예 설치하지 않도록 설계됐을 가능성이 크다.

강당 중앙 부분에 기둥이 몇 개만 더 설치됐더라도 버틸 수 있는 하중이 훨씬 더 늘어나 붕괴를 막았을 수도 있다.

붕괴 현장 화면을 본 전문가들은 사고가 난 강당이 외벽과 지붕을 철골 구조로 만든 뒤 주변을 샌드위치 패널로 덧대는 일명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으로 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공 과정에서 정품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등 설계도와 다르게 부실한 공사가 이뤄졌을 의혹도 나온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많이 했다는 한 30대 목수는 사고 직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TV 화면을 보니 무너진 강당 지붕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H빔은 정품이 아니거나 아예 H빔이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건축 경험상) 지붕이 무너진 강당은 제대로 공사가 된 구조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2년 전 이번에 사고가 난 리조트 강당에서 세미나 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는 한 플랜트 설계업체 관계자는 “이 강당은 원래부터 건물 중간에 기둥이 없는 PEB 공법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기둥이 없어 하중을 버티는 힘이 약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리조트측의 관리 부실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인근 공장들은 최근의 폭설로 인한 지붕 붕괴를 막기 위해 소방 호스로 밤을 새워 눈을 녹인 것으로 아는데 리조트측에서 이 같은 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리조트라면 건물 관리자들이 최근 폭설을 감안할 때 강당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흥분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주경찰서는 18일 오전 중으로 사고수습이 마무리되면 사고현장 정밀 감식을 시작으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불법·과실이 드러나면 리조트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최문태 경주경찰서 수사과장은 “지붕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수백명이 참여하는 행사를 강당에서 하게 된 경위를 비롯해 붕괴 사고와 관련해 추정되거나 의혹이 제기되는 요인은 모두 조사할 방침”이라며 “철저한 조사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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