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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후 뇌사 고교생 가족 “학교측 출석부 조작”

체벌 후 뇌사 고교생 가족 “학교측 출석부 조작”

입력 2014-02-23 00:00
업데이트 2014-02-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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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전날 조퇴한 적 없는데 3교시부터 조퇴 기록”

전남 순천에서 한 고교생이 체벌을 받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출석부 기록을 조작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8시 30분께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송모(18)군의 머리를 두 차례 벽에 찧게 한 혐의(폭행)로 순천 모 고교 교사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교사는 이날 학생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각한 송 군에게 벽에 머리를 스스로 찧으라고 했다가 송군이 살살 부딪히자 송군의 머리를 직접 잡고 2차례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벽에 부딪히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군은 사건 당일 오후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 나갔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 교감과 해당 교사는 사고 이틀이 지나고 나서 송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 가족들에게 “송군이 사고 하루 전날인 17일 구토 증상을 보여 조퇴를 했다”며 체벌과 송군의 의식불명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측이 제시한 출석부에는 송군이 17일 3교시부터 조퇴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같은 반 학생들은 오히려 송군이 조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일과를 마치고 하교했다고 진술했다.

가족들이 송군의 급우들로부터 확보한 영상 녹취록에는 2명의 학생이 교사와 학생으로 역할을 분담해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는 장면이 담겨있다.

학생들은 이 녹취록에서 “사고 후에 담임교사가 송군의 짝꿍을 비롯한 3명을 지목해서 ‘도교육청에 신고가 들어와 조사에 필요하니 송군이 17일 조퇴했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송군이 그날(17일) 오후 점심때가 지나서 복도에서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고, 같이 놀기도 했다”고 말해 학교 측의 조퇴기록 조작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족들은 “송군이 사고 전날 집에 와서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고 태권도장에 나가는 등 평상시와 다름 없이 활동했고 아프거나 구토를 했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학교 측이 체벌 전의 건강 상태를 의심하고 출석부를 조작해 혐의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며 “같은 반 급우들이 출석부 사진을 찍어 보내줘서 알게 됐다”고 학교측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학교 측은 “현재 내용을 파악 중이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별다른 할 말이 없다”며 함구했다.

한편 A교사를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가족들을 상대로 1차 피해자 조사를 벌인 데 이어 학교 관계자와 해당 교사, 학생,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송군이 입원한 전북대병원 의사 소견을 파악, 체벌이 뇌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고, CCTV 등을 통해 교실 구조를 분석하고 다른 학생들을 상대로 체벌 수위와 충격의 정도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체벌 후 쓰러지기 전까지 송군이 친구들과 함께 있었고 뇌사에 이를 정도의 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조퇴 기록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A교사와 다른 교사들을 불러 고의성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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