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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일주일 전 암시…주변인 대부분 눈치 못채’

‘자살자 일주일 전 암시…주변인 대부분 눈치 못채’

입력 2014-02-24 00:00
업데이트 2014-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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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자살 원인 규명 ‘심리사회적 부검 결과’ 보고

충남지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망자 대부분은 일주일 전쯤 가족 등 주변인에게 자살을 암시했지만 주변인 상당수는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와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2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남 자살 원인 규명 심리사회적 부검’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심리사회적 부검’은 유가족을 비롯한 지인, 담당 수사관, 보건진료소 소장·직원 등을 심층 인터뷰하고, 고인의 유서·일기 등 개인적 기록과 병원 진료기록 등을 분석해 자살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방법이다.

이번 심리사회적 부검은 지난 2012년 6월부터 유가족의 동의와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진행됐다.

대상은 2010년 기준 자살 사망률이 높은 도내 4개 시·군에서 유가족이 동의한 자살 사망자 25명이다.

심리사회적 부검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자살 사망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일주일 전쯤 평소와 다른 언행을 보였다.

고인의 52%는 고마움·부탁 등 평소 안 하던 말을 하고, 굶거나 포식을 했다.

또 폭력을 행사하거나 부모 묘소 참배, 통장 정리·양도, 농약 창고 배회, 평소 다니던 곳에 안 가고 거동이 불편하면서도 외출을 시도하는 등 이전과 다른 양상의 행동을 보였다.

또 40%는 ‘먼저 가고 싶다’는 등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했고, 24%는 의존하던 가족과 떨어지게 된 점을 힘들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행동은 죽음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지만 마지막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살자의 가족 등 주변인 76%는 자살을 예상하지 못했다.

자살자 7명의 경우 이전에 자살을 시도했거나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인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사망 장소는 대부분 자택(84%)이거나 자택 근처 야외(12%), 직장(4%)이고, 최초 시신 발견자는 가족(76%), 지역 주민(16%), 친구(8%) 등으로 나타났다. 자살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숨기려 하기보다는 지인들에 의해 쉽게 발견되기를 소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박탈감·좌절감 ▲ 만성질환 ▲ 의료·문화시설·문제 해결 지원 등 자원 부족과 활력 부족 ▲ 부모-자녀 사이 괴리 ▲ 고령 노인 소외 ▲ 정서적 특징 ▲ 술 문화 등을 꼽았다.

충남지역의 자살률이 높은 원인으로는 ▲ 자존심이 강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싫어해 어려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며 ▲ 가부장적인 성향이 원활한 소통을 저해해 필요한 도움 제공 기회를 차단하는 등 ‘체면을 중시하는 양반문화’를 지목했다.

김현규 도 복지보건국장은 “이번 심리사회적 부검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살 현상을 더욱 세밀하게 이해하고, 체계적 자살 예방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가족에 대한 지원 서비스 제공, 사후 관리체계 마련 등을 정책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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