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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물질 2만5천t ‘둥둥’…조난선박 처리 ‘하세월’

유독물질 2만5천t ‘둥둥’…조난선박 처리 ‘하세월’

입력 2014-02-26 00:00
업데이트 2014-02-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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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피난항 요청…일본 거부, 해양수산부 ‘곤혹’

지난해 12월 29일 새벽 부산 태종대 남동쪽 해상에서 화물선과 부딪친 뒤 표류하다가 일본 영해로 넘어가 표류하고 있는 화학물질 운반선 처리가 늦어져 2차 사고 피해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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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9일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싣고 운항하던 케미컬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호가 시운전 중이던 화물선과 충돌한 뒤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려고 해경 소방정이 물을 뿌리고 있는 사진.  부산 연합뉴스
지난해 29일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싣고 운항하던 케미컬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호가 시운전 중이던 화물선과 충돌한 뒤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려고 해경 소방정이 물을 뿌리고 있는 사진.
부산 연합뉴스
화학물질 운반선 선사 측은 한일 양국에 피난항 제공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공식 거부했고 해양수산부도 난색을 나타내고 있어 사태 해결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남해해경청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화학물질 운반선은 현재 일본 대마도 서쪽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다.

선사 측은 이 배가 해류에 더이상 끌려가지 않도록 예인선 등을 동원, 지탱하고 있는데 바다날씨가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배에 유독성 화학물질 2만5천t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화학물질이 바다로 유출되는 2차 사고를 막으려면 배에 남아 있는 유독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옮기는 게 급선무다.

선사 측은 배에 자체 동력이 없기 때문에 유독물질을 다른 선박 등에 옮기는 작업을 하려면 배를 근처 항만 쪽으로 예인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달 중순께부터 한일 양국에 긴급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은 2차례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해수부도 부산항 신항을 피난항으로 정했다가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부산항 신항 정박지를 피난항으로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부산해항청은 ‘절대 불가’ 입장이다.

선박 통항량이 많은데다 인근에 김·파래 양식장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문화재보호구역인 을숙도 철새도래지까지 있어 혹시 2차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부산항은 컨테이너 항만이기 때문에 유독물질 해상 이송작업 경험도 많지 않다.

다른 피난항으로 남해안 항만 3곳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해양수산부는 2차 사고 걱정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고 선박을 지탱하는 비용만 하루 2억원이 넘고 화물운송 지연에 따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고 선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충돌사고로 크게 파손된 선박이 사고가 난지 두달이 다돼 가도록 피난항을 구하지 못해 답답한 형편이다.

선사 쪽 관계자는 “항만에 들어가지도 않고 안전한 피항지에서 안전조치를 한 뒤 화학물질을 다른 배에 옮겨 싣는 작업만 하면 되는데 피난항이 정해지지 않아 난감한 형편”이라며 “한일 양국에 피난항을 제공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독물질을 실은 조난 선박 처리가 더 지연되면 자칫 한일 외교문제로 비화되거나 국제해사기구(IMO) 같은 국제 해양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어 서둘러 사고 선박을 처리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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