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 1945∼1952년 찍은 항공사진 5천900여장 공개

해방 직후 우리나라 국토의 모습을 담은 항공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27일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1945∼1952년의 우리나라 항공사진 5천923장을 디지털화해 28일부터 인터넷(국토공간영상정보 서비스·air.ngii.go.kr)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진은 해방 직후 우리 국토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이후에 촬영된 항공사진들과 대조해 보면 시대 흐름에 따라 국토의 모습이 어떤 변천을 겪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일례로, 현재 충남 당진의 제철공장 지대는 1946년 당시 항공사진을 보면 바다와 갯벌이었다. 1980년대 간척사업을 벌여 농토를 확장하고 1990년대 철강 공업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변모를 거쳐 오늘날 서해 철강 및 항만 물류의 전초기지로 부상한 것이다.

또 포항의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 부근은 1948년엔 논과 밭이 대부분이었지만 1960년대부터 포항 내항을 중심으로 점차 도시화돼 현재의 해양관광도시로 크게 발전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항공사진 중에는 평양, 신의주 등 북한 지역도 다수 포함돼 있어 실향민이나 새터민에게도 값진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공사진은 촬영된 지 60년이 넘으면서 변색·훼손이 진행됨에 따라 아날로그 필름을 특수 스캐너 등을 이용해 디지털로 복원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국토지리정보원이 협업해 ‘국가 DB사업’으로 추진됐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번에 공개한 사진 외에도 1945년부터 1969년의 한반도 항공사진 총 6만9천장을 2017년까지 모두 디지털화해 우리 국토의 공간정보 공백기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주로 1970년대 이후의 항공사진이 공개됐는데 이번 자료는 해방 직후 한반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라며 “이들 항공사진은 앞으로 교육·언론·문화 등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한 사회 전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