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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뚫린 복지 ‘구멍’ 60대 독거노인 화장비 남기고 숨져

또 뚫린 복지 ‘구멍’ 60대 독거노인 화장비 남기고 숨져

입력 2014-03-04 00:00
업데이트 2014-03-0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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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와 지병에 시달리던 60대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 50분께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단독주택 1층 방안에서 숨진 정모(67)씨를 집주인 이모(8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정씨가 며칠째 우편물을 가져가지 않는 점이 이상해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갔는데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생전 고인이 간암을 앓고 있었고, 자살이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이 살던 방안에서는 ‘주인아저씨, 감사합니다’, ‘화장비’라고 각각 적힌 봉투 2개가 놓여 있었다. 각 봉투에는 그가 생전 한 푼씩 모은 것으로 보이는 지폐 1천원·1만원권이 총 100만원씩 들어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래전 가족과 연락이 끊기고 나서 10년 넘게 홀로 산 정씨는 지난해 말까지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건강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얼마 전부터는 일을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냈다. 또 이따금 동네 한의원을 찾긴 했지만 암환자였음에도 병원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독거노인지원센터는 주기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 관내 독거노인을 관리하고 있지만 정씨는 관리 대상 명단에조차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감사 메모 등이 적힌 현금 봉투를 미리 준비해뒀던 것으로 보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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