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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회원 없어” 대학 동아리 쇠퇴

“신입회원 없어” 대학 동아리 쇠퇴

입력 2014-03-19 00:00
업데이트 2014-03-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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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학과 공부에 동아리 가입자 수 급감친목 동아리 줄고, 취업·창업 동아리 늘어

“올해도 신입회원 못 받으면 동아리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북대학교의 한 종교 동아리 회장인 김모(24·여)씨는 새 학기를 맞아 신입 회원 모집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동아리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가 신입생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요즘 신입생들의 동아리 참여율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 동아리만 겪는 것이 아니다. 이 대학에 있는 산악 동아리와 여행 동아리, 종교 동아리 등 5∼6곳이 최근 신입회원을 받지 못해 문을 닫았다.

전북대에 따르면 전체 동아리 기준으로 최근 5년 새 동아리 가입자 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전북대 동아리분과의 한 관계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 가입자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취업 문이 좁아지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학생들 사이에 친목 동아리를 시간 낭비로 여기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똑같이 나타났다.

대구 계명대는 2006년 동아리 가입자 수가 62개 5천700여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동아리는 50개로 줄었고 회원 수 역시 2천200여명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제주대 역시 전체 학생 1만6천347명 중 12%에 해당하는 2천여명만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단국대에서는 신입회원 모집을 하지 못한 동아리 4곳이 문을 닫았다.

불교학생회와 가톨릭학생회, 음악감상 동아리, 국제친선회 등으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취업·창업 관련 동아리와는 거리가 먼 동아리들이다.

강원대에서도 탈춤 동아리 등 신입회원을 모집하지 못한 동아리가 폐쇄됐다.

일부 대학에서는 지난해부터 원하는 학생에 한해 성적표에 동아리와 봉사활동 내용을 첨부하는 제도를 마련해 비(非)교과활동 참여를 유도하기까지 했다.

조리듬(21) 강원대 동아리총연합회 사무차장은 “나가서 동아리 홍보를 하다 보면 신입생들이 ‘학과 공부 때문에 바빠서 동아리 활동을 못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아무래도 ‘스펙’ 때문에 단순한 취미 위주의 동아리들은 신입생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취업이나 창업 관련 동아리들은 ‘신입회원 불황’ 속에도 선전하고 있다.

전북대는 2010년 기준 4∼5개에 불과했던 취업 동아리가 3년 만에 34개로 늘어났다.

창업 동아리 역시 2년 새 60여개가 생겨나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명대도 취업과 창업 관련 동아리 활동 학생 수가 140∼150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취미나 친목을 도모하는 동아리보다 시사문제강독회, 프레젠테이션, 영어 회화, 창업 아이디어 등 스펙을 쌓기 유리한 동아리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여현동 계명대 총동아리연합회장은 “스펙 쌓기와 관련 없는 동아리에는 학생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하거나 대회에 나가 입상하면 학교가 인센티브를 주는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을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동아리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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