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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면서요…” 피서지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급증

“가족이라면서요…” 피서지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급증

입력 2014-08-12 00:00
업데이트 2014-08-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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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 시·군 골머리…해마다 예산 증가 부담

“사람 많은 해수욕장에 버리기 창피한지 차 문을 살짝 열고 버리고 가거나 기둥 같은데 묶어두기도 해요. 애견 가게에 맡겨놓고는 찾아가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강원 동해안 피서지 인근에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

11일 강원 동해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접수한 개·고양이 등 유기동물 신고 사례는 42건으로 전달(14건)보다 3배 증가했다.

올 1월부터 7개월간 포획한 유기 동물(123마리)의 3분의 1이 피서객이 몰리기 시작한 지난달에 버려졌다.

강릉시에도 지난달 56마리의 유기동물이 접수됐다.

야외활동이 적은 1∼4월 월평균 20마리 정도의 동물이 버려진 것과 비교하면 2∼3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강릉지역에 버려진 반려동물 수는 총 298마리로 벌써 지난해 한 해 동안 버려진 유기동물 수(348마리)의 85%를 넘어섰다.

유기 동물이 늘면서 지자체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해안 지역 유기동물 보호소의 한 관계자는 “버려진 개들이 무리지어 다니면 민원이 급증한다”면서 “일부 사나운 개나 고양이들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야 구조할 수 있고 보호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민 신고 등으로 보호시설로 옮겨진 동물들은 발견 당시 특징 등을 토대로 동물관리시스템에 등록, 10일간 공고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주인이 찾지 않으면 절차를 거쳐 일반 주민에게 분양한다.

그러나 버려지는 동물들은 나이가 많아 눈이 잘 안 보이거나 피부병을 앓는 등 병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양이 되지 않는다면 시·군에 따라 자연사할 때까지 보호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안락사 절차를 진행한다.

어떤 경우든 해마다 늘어가는 동물 수에 관리 당국의 예산은 늘어 부담이 크다.

직영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동해시는 1년에 유기 동물을 먹이는 데 드는 사료비만 2천여만원을 쓰고 있다. 안락사 비용을 포함한 진료비는 1천여만원, 냉·난방비는 600여만원이 들어간다.

올해 총 예산은 6천여만원으로 해마다 사료 구매와 질병 치료비 부담이 늘면서 3년 전(5천여만원)보다 1천만원 늘었다.

강릉시 관련 예산 역시 올해 7천700만원으로 3년 전인 2011년(5천700만원)보다 2천만원이 늘었다. 시설 재보수를 위한 비용이다.

보호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속초시 또한 1년 사이 관련 예산을 4천500여만원에서 5천여만원으로 늘리는 등 동해안 대부분 시·군의 관련 예산 부담은 해마다 커지는 실정이다.

정성식(50) 강릉시 유기동물보호소 소장은 “반려동물 칩 삽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강릉 사례를 보면 칩 보급률이 20%밖에 되지 않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아 벌금이 부과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어 반려동물 등록제가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지 못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아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변 보호소나 애견 센터에서 상담하고 올바른 절차를 통해 분양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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