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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첩 못해” 을사오적 꾸짖은 진주기생 산홍

”매국노 첩 못해” 을사오적 꾸짖은 진주기생 산홍

입력 2014-08-13 00:00
업데이트 2014-08-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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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있음>>진주남강유등축제 때 논개 등 의기 16명 등으로 ‘환생’

제69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구한말 매국노를 꾸짖은 진주 기생(妓生) 산홍(山紅)의 일화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진주는 의기(義妓) 논개(論介)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진주 교방에 속했던 기녀 산홍 또한 하찮은 신분이었지만 논개의 절의를 계승한다는 자존심이 충만했다고 한다. 물론 뛰어난 외모와 예능도 고루 갖췄던 것으로 전해 온다.

1906년 을사오적(乙巳五賊)의 한 사람인 이지용(李址鎔)이 진주에 왔다.

산홍을 보는 순간 이지용은 마음을 빼앗겼고 많은 돈을 내놓으며 자신의 첩이 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산홍은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오적의 우두머리라고 합니다. 비천한 기녀지만 사람일진대 어떻게 매국노의 첩이 되겠습니까”라고 단번에 거절했다.

무안을 당한 이지용은 크게 화를 내며 산홍에게 몽둥이질을 했다고 전해졌다.

산홍에 관한 기록은 전남의 선비 매천(梅泉) 황현(黃玹)의 매천야록(梅泉野錄)에 잘 기술돼 있다.

진주성 내 논개의 공덕을 기리는 의기사(義妓祠)에는 ‘의기사감음(義妓祠感吟)’이란 제목으로 산홍이 쓴 시가 걸려 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진주의 의로움/ 두 사당에 또 높은 다락 있네/ 일없는 세상에 태어난 것이 부끄러워/ 피리와 북소리 따라 아무렇게 놀고 있네’.

논개는 임진왜란 때 왜장을 안고 남강에 몸을 날려 이름을 남겼지만 자신은 일없이 노는 것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일제강점기 진주 출신 작곡가 이재호는 유행가 ‘세세년년’에서 산홍의 기개와 충절을 노래했다.

이 노래는 1940년 마산 출신 가수 반야월이 부르며 세상에 나왔다.

의기사 아래 남강 절벽 바위에는 ‘山紅’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누가 언제 새겼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충정에 감복한 사람이 새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산홍의 이야기는 진주남강유등축제제전위원회가 올해 남강유등축제 특별기획전시로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기생등(燈)전’을 진주성에서 열기로 하면서 조명됐다.

이 전시회에선 조선시대 각 지역에서 이름을 날린 기생 16명이 등으로 환생한다.

제전위원회는 산홍과 함께 진주의 의기 논개, 군복을 입고 결사대를 조직한 평안도 가산 기생 연홍 등을 상징하는 등을 전시한다.

기생등전은 의열·열정·사랑·이별 등 4가지 주제로 나눠 자세한 안내문도 설치된다.

제전위원회는 오는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2014 진주남강유등축제’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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