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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구실 못한 부산도심 저류조…1시간 만에 기능상실

제 구실 못한 부산도심 저류조…1시간 만에 기능상실

입력 2014-08-26 00:00
업데이트 2014-08-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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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부산지역에 시간당 130㎜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에 설치된 빗물 저류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부산시와 금정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대학교 운동장 지하에 가로 84m, 세로 54.8m, 높이 6.8m의 규모로 만들어진 빗물 저류조는 비가 퍼붓기 시작한 지 불과 한 시간여 만에 수위 조절을 해야 할 정도로 가득 찼다.

최대 2만 2천600t의 물을 가둘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저류조는 금정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산성로 부근을 지나 온천천으로 흘러가는 지류 두 곳에 연결돼 있다.

금정구의 한 관계자는 “오후 2시 30분부터 저류조 문을 열고 물을 저장했는데 약 1시간 만인 3시30분부터 물이 가득 들어차 수위조절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금정구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에 180㎜의 물 폭탄이 쏟아졌는데 저류조는 불과 1시만 만에 방류를 시작함으로써 나머지 시간에는 사실상 빗물저장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2011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가로 40m, 세로 95m, 높이 6m 규모로 조성돼 1만8천200t의 빗물을 담을 수 있는 저류조도 유례없는 폭우에 일찌감치 방류 모터를 돌리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해운대구에는 이날 2~4시 사이에 가장 비가 많이 내렸고, 약 84㎜가 왔다.

해운대 구의 한 관계자는 “오전부터 시작된 비로 저류조가 일정량 차있는 상태에서 오후에 비가 집중되기 시작하자 3시께부터 방류 모터를 가동해 받아들이이는 물의 양을 조절했다”면서 “다행히 이후에는 비가 그쳐 저장기능을 상실할 정도는 아니였다”고 밝혔다.

도심지역의 하수관로도 속수무책이었다.

부산시는 하수도 설치 기준에 따라 상습침수지역에는 ‘30년 주기의 최대강수량’, 일반지역에는 ‘10년 주기 최대 강수량’을 처리할 수 있는 기준으로 하수관로의 두께 등을 정해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금정구 등지에는 ‘200년 주기 최대 강수량’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당 124㎜를 넘는 비가 내려 대부분의 하수관로가 무용지물이 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부산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예측치를 한참 넘은 비 앞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추가 저류조나 빗물을 분산할 수 있는 다른 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검토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부산에는 115㎜(중구 대청동 관측소)의 비가 내렸고, 금정구에 244.5㎜, 북구 221.5㎜, 동래구 201㎜ 등에는 집중 호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주택 920채와 농경지 235ha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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