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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검사 없이’ 중고 특수의료기기 46대 밀수입 유통

‘안전검사 없이’ 중고 특수의료기기 46대 밀수입 유통

입력 2014-08-27 00:00
업데이트 2014-08-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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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절반가에 39곳 판매…병의원들 리베이트 11억 챙겨

안전검사 없이 중고 의료기기를 불법 수입, 유통한 판매업자와 기기를 구입하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 관계자 등 35명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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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검사 없이 밀수입한 중고 특수의료기기 증거물
안전검사 없이 밀수입한 중고 특수의료기기 증거물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안전검사 없이 중고 의료기기를 불법 수입, 유통한 판매업자와 기기를 구입하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 관계자 등 35명을 적발했다. 사진은 피의자들이 의료기기의 최초 제조번호, 제조일자를 알 수 없도록 만든 증거물.
경기지방경찰청 제공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7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판매업자 황모(31)씨를 구속하고 이모(46)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의료기기를 구입하고 11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광명시 소재 모 의원 민모(34) 원장 등 병의원 관계자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2010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입 의료기기 안전검사를 하지 않고 MRI, CT 등 중고 특수 의료기기 46대를 수입, 전국 병원 39곳에 판매해 22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고제품을 미국 소재 재조립업체 7곳에 맡겨 조립, 안전검사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 들여와 신제품 가격의 절반인 대당 6억∼7억원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MRI 등 특수 의료기기는 전기 안정성, 비상 시 자장강도 차단 시험, 전자파 내성 시험 등 50여 개 항목의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전검사를 받지 않으면 MRI는 강한 자력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CT는 과다한 방사능 노출에 따른 기형아 출산 위험성 등이 각각 우려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이 해당 의료기기가 설치된 병의원 21곳을 검사한 결과 황씨 등은 10∼15년 된 중고 기기를 최근 다시 조립했다는 이유로 제조된 지 4∼5년 된 것처럼 허위 표기했다.

또 MRI 내 비상시 자력을 소멸시키는 안전장치를 일부러 연결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력소멸 장치를 연결하면 오류가 자주 일어나 자동으로 MRI 안에 있던 헬륨가스가 건물 밖으로 배출돼 충전 시 돈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황씨는 또 소규모 의원들이 200병상을 넘지 못해 특수 의료기기 구입 기준에 못 미치자 주변 병의원 20여 곳에 병상당 30만∼50만원씩 주고 ‘병상제공동의’를 받아 병의원 15곳에 1천500여 병상을 제공하는 수법으로 영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 등은 미국 소재 의료기기 제조사와의 적법한 계약 없이 재조립업체를 통해 수입허가 및 품질관리적합인정을 받아 불법 수입했다”며 “안전문제가 우려되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안전검사를 실시할 것을 의료당국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씨에게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병의원 50곳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황씨로부터 돈을 받고 병상을 제공해 준 병원 20여곳에 대해서도 의료법 위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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