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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추모사업 ‘외면’…”국비 반납할 실정”

독립투사 추모사업 ‘외면’…”국비 반납할 실정”

입력 2014-08-29 00:00
업데이트 2014-08-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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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구미시, 암살특공대 박희광 선생에 무관심

“사업을 추진하지 않아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되돌려줘야 할 실정입니다”

독립투사 박희광(1901∼1970) 선생의 둘째 아들 정용(64)씨는 29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북도와 구미시의 무관심에 속이 터진다”고 했다.

정용씨는 대부분 독립투사의 자손이 그렇듯 어려운 가정형편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일찌감치 직장생활을 했다.

공무원과 의료보험관리공단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고입·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뒤 뒤늦게 61세인 2011년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에게 남은 일은 선친의 선양사업.

박희광 선생은 구미시 봉곡동에서 태어나 8세 때 부친을 따라 만주로 이주한 뒤 18세 때 무장독립운동단체인 대한통의부에 입대해 암살특공대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1924년 6월 반민족행위자를 암살한 뒤 다음 달 일본 요정에 침입해 군자금을 빼앗아 나오다가 체포됐다. 뤼순형무소에서 20년간 복역한 후 1943년 출옥했다.

그는 이 공로로 건국훈장 국민장을 받았다.

그가 타계한 후 구미지역의 인사들이 모여 기념사업을 추진해 1984년 금오산에 동상을 세웠다.

애국지사 박희광선생 기념사업회는 수년 전부터 이것만으로는 박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약 30억원을 들여 생가를 복원하고 추모관을 짓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기념사업회측은 경북도와 구미시가 국비를 확보하면 지방비를 보태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수년 전부터 각계에 요청한 끝에 어렵게 지난해 국가보훈처로부터 7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전국에서 박희광 선생 기념사업 외에 경남 함안의 손양원 선생 선양사업만이 선정됐다.

그러나 반가운 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해 찾아간 도와 시는 기념사업회에 예산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애초에 제대로 상의하지 않았고 다른 애국지사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구미시 관계자는 “2011년에 박 선생 동상을 보수한 만큼 박 선생 기념사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인 박정용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이미 작년에 한차례 사업이 미뤄진 만큼 계속 미루다가는 국비 예산도 지원받지 못하고 밀양박씨 문중으로부터 기증받기로 한 생가부지도 확보할 수 없게 된다”며 “우선 국비를 확보한 사업부터 차츰 진행하면 되는데 구미시나 경북도가 애국지사 선양사업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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