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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윤 일병 “살려 주세요” 마지막 절규

쓰러진 윤 일병 “살려 주세요” 마지막 절규

입력 2014-09-01 00:00
업데이트 2014-09-0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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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김 일병 추가 진술 내용 “이 병장 평소 ‘맞아죽는다’ 말해”…선임들 “살인죄다” 은폐도 부탁

“살려 주세요.”

선임병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지난 4월 6일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모(22) 일병이 숨지기 직전 선임들에게 절규하듯 살려 달라고 애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31일 확인된 목격자 김모(20) 일병의 진술조서에는 선임병들의 악행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었다.

김 일병은 윤 일병이 속한 의무대에 천식 증세로 입실했던 병사로 그가 폭행당하고 숨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해당 진술조서는 지난 13일 군 검찰이 전역한 김 일병을 찾아가 추가 조사한 내용이다.

김 일병의 진술에 따르면 이모(26) 병장 등 가해자 4명은 4월 6일 오후 윤 일병이 음식을 소리 내며 먹는다며 입에 음식을 밀어 넣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다. 이들은 힘이 빠지면 교대로 엎드린 윤 일병의 배를 걷어찼고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침상을 오르내리도록 하기도 했다. 김 일병은 군 검찰 조사에서 “‘저렇게 맞다가는 맞아서 죽든지, 자살하든지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병장 등은 평소에도 윤 일병에게 ‘너 계속 이러다가 맞아 죽는다. 네가 제대로 해야 안 맞잖아’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김 일병은 증언했다. 폭행당하던 윤 일병은 다리가 풀려 소변을 지리며 침상에 쓰러졌고 끝내 숨졌다. 윤 일병이 사경을 헤매며 마지막으로 웅얼거린 말은 ‘살려 주세요’였다고 김 일병은 털어놨다.

비정한 선임들은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병장 등은 김 일병에게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이거 살인죄예요’라며 사건 은폐를 요구하기도 했다. 3군 사령부 검찰부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가해 병사들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09-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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