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별보고관 “한국에 심각한 인종차별 존재”

유엔 특별보고관 “한국에 심각한 인종차별 존재”

입력 2014-10-06 00:00
업데이트 2014-10-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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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공식방한…국내 인종차별 조사·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 권고

한국을 공식 방한한 무투마 루티에레 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은 6일 한국의 인종주의 및 차별 문제와 관련, “관계 당국이 관심을 둬야 할 심각한 인종차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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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 한국 조사 결과 발표
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 한국 조사 결과 발표 지난달 29일 방한해 한국 내 인종주의 및 차별상황을 평가해온 무투마 루티에레 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루티에레 보고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인종차별 수준을 묻는 말에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심각한 인종차별 사례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고 그런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 그는 지난달 29일 입국, 정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만나 인종주의 및 차별, 외국인 혐오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루티에레 보고관은 국제 차별철폐조약 가입과 차별금지에 관한 국내 법 조항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이 오랫동안 인종·문화적 단일성을 유지해온 역사를 고려할 때 인종주의 및 외국인 혐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성과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은 제한적으로 해석·적용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전파하고 있다”며 “그 정책은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다문화가족의 정의는 한국인이 아닌 두 이주노동자 간의 결혼은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주노동자와 관련해서는 “2007년 고용허가제 도입으로 국가경제성장에 기여했지만 정부의 개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직장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려워졌고 고용이 만료되고서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농·어업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상황을 언급,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독립기관의 현장 조사 및 정보 수집을 제언했다.

루티에레 보고관은 “한국에서 제도적 차원의 인종 차별적인 관행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간 상호작용에 있어서 이와 관련한 사례를 알게 됐다”며 “교육과 인식개선을 통해 정부가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 철폐를 주장하는 국내 ‘외국인 혐오단체’를 거론하며 “정부가 이런 잘못된 믿음을 타파하고 상황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루티에레 보고관은 이주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을 권고하는 한편 차별·배제에 대한 통계 수집, 고용 등 관련 법령의 개선, 미디어의 감수성과 책임 강화, 위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를 내년 유엔 인권이사회에 종합보고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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