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80% 차지한 환풍구, 행인 대부분 밟고 지나다녀

인도 80% 차지한 환풍구, 행인 대부분 밟고 지나다녀

입력 2014-10-20 00:00
업데이트 2014-10-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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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올라갈 만큼 낮은 곳 많아…시민들 “사고위험 상존”

인도 80%가 지하철 환풍구...사고 위험 높아
인도 80%가 지하철 환풍구...사고 위험 높아 지하철 환풍구가 인도의 80%를 차지하는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인도. 인근 상점 상인은 “출퇴근 시간이면 10명이 넘는 행인들이 환풍구 위로 걸어다녀 아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로터리에서 전포동 쪽 인도.

상점이 즐비한 인도의 80% 이상을 도시철도 역사 배기 환풍구가 차지하고 있었다.

인도는 사람 2명이 나란히 걸어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았다.

더군다나 환풍구 높이는 50㎝ 정도 밖에 안돼 어린이들도 쉽게 올라설 수 있었다. 환풍구 양쪽 끝에는 완만한 경사로로 돼 있었다.

환풍구 근처에서 상점을 하는 김모(44·여)씨는 “출퇴근 시간이면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부분 행인이 지하철 환풍구 위로 걸어다닌다”며 “한꺼번에 10여 명이 한꺼번에 환풍구 위로 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를 보니 아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풍구는 깊이가 20m 정도 됐는데 바닥이 콘크리트 재질이었다.

안전사고가 난다면 대형 인명피해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환풍구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풍구 위에 올라 섰을 때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도시철도 2호선 부암역 환풍구.

유치원복을 입은 어린이가 엄마 손을 잡고 환풍구 위를 마꾸 뛰어다녔다.

이 환풍구도 깊이가 15m 정도는 돼 보였다. 환풍구가 인도에 포함돼 있는데다 높이가 50㎝ 정도밖에 안 돼 어린이들도 쉽게 올라설 수 있었다.

주부 오모(39)씨는 “아이가 지하철 환풍구만 보면 올라가 뛰어다니는데 판교 추락사고를 보니 무척 불안하다”며 “어린이들이 쉽게 올라서지 못하도록 보호난간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역 앞 인도도 사정은 비슷했다.

버스 정류소 옆에 있는 환풍구 위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서 있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박모(30)씨는 “판교 추락사고를 보고 환풍구 위에 올라서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환풍구 위에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부산시내 도시철도 환풍구는 모두 832개이다.

높이 1.2∼1.7m인 흡기구가 368개, 높이가 0.2∼0.6m밖에 안 되는 배기구가 464개이다.

부산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부산도시철도 환풍구 덮개는 일자형으로 양쪽 콘크리트가 하중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중간에 H빔을 설치한 판교와는 전혀 다른 구조이며 ㎡당 1천172㎏까지 견딜 수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풍구 안전점검을 더 강화하고 위험 경고문을 이른 시일 내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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