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통사고 후유증 자살…재해사망보험금 줘야”

법원 “교통사고 후유증 자살…재해사망보험금 줘야”

입력 2014-10-27 00:00
업데이트 2014-10-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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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극심한 통증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경우 일반보험금보다 2.5배 많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박형준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흥국생명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김씨에게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어머니 A씨를 위해 교통사고 등으로 다치거나 숨졌을 때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했다.

해당 보험은 교통재해로 숨지면 일반보험금의 2.5배인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교통재해 이외의 사고로 숨진 경우 일반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A씨는 2012년 7월 며느리가 운전하는 차에 탔다가 교통사고로 골절상 등을 입었고, 치료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월 병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사고 당시 그의 나이는 81세였다.

김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교통사고로 승용차 내부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자살했기 때문에 교통재해 사망은 물론 일반재해로 인한 사망에도 해당되지 않아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고 심한 육체적 교통을 겼었으며, 장기간 치료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교통사고와 자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81세 노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고를 당해 6개월간 5개 병원을 전전하며 3차례 수술을 받았다”며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며 진통제를 투여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현재 건강상태로는 더 수술을 받기 어려운 상태에서 요양 병원으로 옮기라는 말을 들은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망감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김씨에게 보험가입금의 2.5배에 해당하는 재해사망보험금과 특약보험금 등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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