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는 유죄 인정돼 벌금형…MBC “판결에 유감”
MBC 장기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노조 집행부가 항소심에서도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선고받았다.재물손괴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형을 받았다.
MBC는 이날 자료를 통해 판결에 유감을 표시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7일 2012년 MBC 총파업을 주도했다가 기소된 정영하 위원장 등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 5명의 항소심에서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주된 목적으로 한 이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이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다만, 회사 출입문 현판과 로비 기둥에 유성페인트로 글귀 등을 써놓는 등 재물을 손괴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만~100만원 등을 선고했다.
지난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에서도 재물손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쟁의행위 목적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한정되는데,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송법 등 여러 법적 규율 및 MBC의 단체협약 등을 보면 공정방송의무는 사업자인 문화방송뿐 아니라 취재, 제작 등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문화방송 구성원들에게도 부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 마련과 준수는 노동조합법에 따른 의무적 교섭사항”이라며 “이런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기능을 못해 근로환경이나 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됐을 때 부득이 쟁의행위에 나아가는 것은 법이 규정한 근로조건 분쟁에 해당한다”며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MBC는 이날 “2012년 170일간의 파업에 따른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의 판결에 유감의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MBC는 “이번 판결에 대한 상고 여부는 검찰이 결정하게 될 것이며 문화방송은 사법기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이후 진행되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서도 적극 대응함으로써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