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최대한 양보”…도교육청 “수용못해…90% 부담해야”
무상급식비 분담을 둘러싼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이시종 지사가 나름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이 지사는 올해 무상급식비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비 513억원 가운데 70%(359억원)를 부담하는 것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무상급식비 총액 913억원 중 인건비·운영비(400억원)를 자체 부담하기로 한 만큼 식품비의 90% 이상을 충북도가 책임져야 한다며 여전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11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정부나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배려계층’ 식품비 192억원을 제외한 317억원의 식품비를 도교육청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 금액은 식품비 총액의 61.8%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발짝 물러서 식품비의 70%를 부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무상급식비 총액 기준 359억원을 도와 시·군이, 554억원을 도교육청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충북도로서는 정부의 지원이 일부 이뤄지는 인건비·운영비를 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겠다고 한 만큼 이 정도 선이면 양보할 만큼 최대한 양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무상급식이 전면 시행되기 전부터 ‘배려 계층’에 대해서는 정부와 도교육청이 급식비를 전액 지원했다”며 “무상급식비를 분담할 때 이런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식품비 70% 지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못박았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계속 줄기 때문에 식품비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도교육청이 부담할 인건비와 운영비 비중은 계속 상승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충북도가 민선 6기가 끝나는 2018년까지 식품비의 70%만 지원한다면 인건비·운영비를 책임지는 도교육청은 이때까지 300억원 이상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재정형편을 고려할 때 충북도의 식품비 부담 비율이 90% 이상 돼야 한다”고 못받았다.
충북도는 도교육청의 이런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식품비의 90%를 지원한다면 올해 부담액이 462억원이나 되는데, 이는 오히려 지난해 부담액보다 훨씬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67억원의 무상급식비 총액 중 42.6%(412억원)를 도와 시·군이 부담했었다.
도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로 식품비 비중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친환경 급식이 실시되면 운영비·인건비 못지않게 금액이 많아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도교육청의 반발에도 이 지사는 조만간 ‘식품비 70% 지원’이라는 무상급식비 분담 원칙을 공표할 계획이어서 도교육청의 반발,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