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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괴담’ 확산…전문가 “불안 지나쳐·위생관리 필요”

‘메르스 괴담’ 확산…전문가 “불안 지나쳐·위생관리 필요”

입력 2015-05-29 17:01
업데이트 2015-05-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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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SNS엔 근거 없는 ‘미군 실험’ 유언비어도전문가 “일상생활서 감염력 높지 않은듯, 손씻기 등 예방노력 필요”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불안이 확산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놨다.

트위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포털사이트 카페 등 인터넷 공간에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하는 글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도 퍼지고 있어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로 인해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성할 것까진 없다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위생관리를 당부했다.

◇ 메르스 우려 확산에 ‘미군 실험’ 등 유언비어도 한 몫

인터넷 공간에서 도는 유언비어는 특히 시민 불안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는 29일 ‘한국 메르스는 미군의 실험일 수 있다’는 제목의 황당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글에서 “한국 메르스는 미국 네오콘의 지시에 의한 미군의 실험 또는 백신 장사용 포석일 수 있다. 미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신종 생물학 무기로 의심된다”며 “메르스 최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공통점은 미군기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와 SNS 상에서도 “메르스랑 미군이 오산기지에 들여왔다는 탄저균이랑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메르스 3차 감염자 없다고? 그거야 모르지, 없다는 말하지 마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글들이 올라와 사태를 과장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다는 병원을 지목한 글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최근 SNS에는 “당분간 A병원에 가지 마세요. 6번째 환자가 오늘 새벽 A병원에 왔다가 메르스 확진이 돼 지정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 때문에 중환자실이 패쇄됐으니 A병원 근처에 가지 않는게 좋겠다’는 글이 퍼졌다.

그러나 A병원은 중환자실이 폐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메르스 환자가 진료를 받은 장소로 알려진 병·의원 인근 주민들의 우려도 크다.

서울 시내 모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지역 내 의료기관을 거쳐 갔다는 소문이 돌면서 오늘 아침부터 수백 통의 문의전화가 들어오고 있다”며 “집에 격리된 의료진 등 접촉자를 일일이 모니터링해 감염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데 쏟아지는 전화 때문에 업무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커지는 우려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는 메르스 피해를 막으려 주의해야겠지만, 메르스의 전염력이 일반에서 우려하듯 지나치게 불안해할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 전문가 “지나친 우려도 문제·철저한 예방 당부”

김홍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사람이 7∼8명 나와 많은 시민들이 급격한 확산을 우려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첫 사례는 처음부터 메르스를 의심하지 못했고 의료진이나 주위 환자가 보호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첫 사례에서 여러 명이 감염됐다고 해서 감염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 잠복기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이를 봐야겠지만 그때까지도 2차 감염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았다면 감염력이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중동에서 2∼3년 넘게 유행했는데도 감염된 사람이 1천여명에 불과한 사정을 고려하면 인플루엔자나 단시간에 전 세계에 퍼졌던 사스에 비견할 정도의 감염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지은 한양대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중동 사례를 보면 병원이나 집 등 제한된 공간에서는 전파가 많이 됐지만, 지역사회로까지 급격히 확산하지 않았다”면서 “일상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감염되는 강한 전염력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메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사람들이 경각심 갖게 돼 손 씻기, 마스크 사용 등 개인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병의 전파력이 빠르게 소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가 퍼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에 대해 사람들이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신종플루 우려가 있던 때도 매일 확산을 우려하는 뉴스가 쏟아지며 전 국민이 불안에 떨었지만, 지나고 보니 이로 인한 사망자가 해마다 오는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적었다”며 “지나친 우려도 문제”라고 말했다.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자주 씻기, 입 가리고 기침하기 등 주의를 당부하면서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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