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줄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늘어난다”

“근육 줄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늘어난다”

입력 2015-08-03 10:18
업데이트 2015-08-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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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 등으로 근육이 줄어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를 통해 확인됐지만 이런 유발 인자가 없더라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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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사진 위)·이용호(사진 아래) 교수팀은 2008~2011년에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들의 지방간 유무와 근감소증 발생 여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유무와 상관없이 근감소증이 나타난 사람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이 1.55배에서 최대 4배까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성 간염으로 발전해 만성 간염 또는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 5132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측 모형을 적용해 지방간 유무를 평가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장비(DEXA)를 이용해 양측 팔다리 근육량을 구하고 근감소증 여부도 확인해 비교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으로 인해 근육양이 줄어들수록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모형 위험도가 증가했다.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그룹에 비해 비만 상태의 유무와 무관하게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행될 확률이 1.55~3.02배 정도 높았다. 근감소증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영향은 주는 것으로 알려진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와도 별 상관관계가 없었다.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이런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과 관계없이 비알토올성 지방간 발생 가능성이 1.63에서 최고 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하는 다른 요인들을 보정한 다중로지스틱 분석에서도 근감소증을 겪을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한 대응위험도가 1.2배 높아지며, 이는 유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근감소증을 겪을 경우 간섬유화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1.69~1.83배나 상승해 지방간의 중증도가 함께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간섬유화는 말랑말랑한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으로, 방치하면 간경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적절한 운동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비율을 낮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비만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 46%로, 운동을 하지 않는 환자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 55%보다 무려 9%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차봉수 교수는 “비만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도 근감소증을 겪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섬유화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밝힌 최초의 자료”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이 위축되다가 노년층으로 넘어가면서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팀은 “근육은 많이 사용할수록 위축 속도가 줄며, 운동을 통해 단련하면 회복 속도가 증가하므로 만성질환이 없더라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근감소증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팔다리 근육의 근력을 측정하거나 영상분석 장비로 체중 또는 체질량지수와 대비한 팔다리 근육량 비율을 계산해 20~30대 성인 수치와 비교해보면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걸음걸이 속도로 근감소증을 예측할 수도 있다. 평소 걸음으로 4m를 걷는데 5초 이상이 걸리면 근감소증일 가능성이 높다.

 차봉수 교수는 “과거에 비해 수명이 훨씬 길어졌기 때문에 노령화에 따라 초래되기 쉬운 근육량 소실을 최소화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면서 “체중관리를 위한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육량 유지와 양질의 근육을 갖기 위한 근력운동을 적절히 조화시킨다면 고령이라도 건강척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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