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심학봉의원 2시간 조사…부실수사 논란

성폭행 의혹 심학봉의원 2시간 조사…부실수사 논란

입력 2015-08-04 15:33
업데이트 2015-08-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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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신고자 세 차례, 피의자는 단 한 번 조사하고 사건 종결

경찰이 40대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한 심학봉 국회의원을 단 한 차례 소환해 조사하고 무혐의로 사건을 사실상 종결키로 해 봐주기·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심 의원을 불러 보험설계사 A씨를 성폭행한 적이 있는지, A씨가 성폭행 신고를 한 뒤 진술을 번복하는 과정에 회유나 협박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3일 오후 9시 30분께부터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서 한 조사에서 심 의원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A씨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나 협박을 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심 의원을 2시간여만인 오후 11시 30분께 귀가토록 했다.

경찰은 심 의원을 추가 소환하지 않고 이르면 오는 5일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A씨가 성폭행 피해 신고를 하자 곧바로 A씨를 상대로 1차 조사를 했다.

2시간여 동안 한 조사에서 A씨는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씨는 “심 의원이 7월 13일 오전 나에게 수차례 전화해 호텔로 오라고 요구했고 호텔에 가자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바탕으로 호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심 의원이 체크인하는 장면과 이 여성이 드나든 장면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A씨는 사흘 뒤인 지난달 27일 경찰에 스스로 찾아가 ‘성폭행 당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2차 조사에서 A씨는 “성관계를 한 건 맞지만 온 힘을 다해 거부하지는 않았고 심 의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진술이 확연히 달라지자 같은달 31일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했으나 진술 내용은 2차 조사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경찰은 피해자만 상대로 3차례에 걸쳐 5∼6시간 동안 조사를 했다. 그러나 정작 피의자인 심 의원은 단 한 차례 2시간 가량만 혐의 여부를 조사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국민적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않고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것은 ‘현역 의원 봐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 심 의원과 A씨 사이에 사건 무마조로 금품이 오고 간 것이 아니냐는 등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금품이 오고 갔다하더라도 그 자체가 범죄로 볼 수는 없고 수사상 실익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번 성폭행 의혹과 관련 (금품수수 등)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경찰은 심 의원이 성관계 뒤 A씨에게 현금 3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점심 시간이 임박했지만 함께 할 수 없어 밥값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심 의원의 진술에 따라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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