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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속 초동대처·협상력이 초등생 인질 참극 막았다

경찰 신속 초동대처·협상력이 초등생 인질 참극 막았다

입력 2015-09-01 13:35
업데이트 2015-09-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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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범 “같이 살기로 한 초등생 모친이 자꾸 도망 다녀서”…범행 동기 밝혀

경찰의 신속한 초동대처와 전문가를 동원한 끈질긴 대화와 설득이 인질극의 참변을 막았다.

아파트 현장 주변에서 인질극을 지켜보던 주민들도 인질로 잡혀있던 초등생이 구출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일 A(56)씨가 초등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경찰이 피해자 B(44·여)씨의 신고를 받은 것은 오전 6시 5분께.

A씨가 자신을 혁대로 의자에 묶어놓고 자신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차량을 수배해 1시간여만에 차량이 B씨의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것을 확인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최삼동 서장은 자신이 직접 형사과장과 강력팀 형사 등 40여명을 이끌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이 현관문을 열고 들이닥치자 A씨는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 B씨의 아들(9)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아파트 밖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소방서에서 길이 7.5m 너비 5m 크기의 에어 매트를 깔고 주변에는 소방차와 구급차, 지게차 등을 배치했다.

’무슨 일인가’ 하며 몰려든 주민들은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긴장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무엇보다 초등생 아들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보고 A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협상 전문가인 경찰대 이종화 교수와 A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가 설득에 나선것이 주효했다.

A씨는 경찰에 “B씨가 안 들어오면 아이가 위험하다”며 B씨를 데려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이 요구가 들어줄 경우 또 다른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 담배를 한 개비씩 넣어주는 등 A씨의 마음을 달래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또 배고플 것을 고려해 김밥과 음료수 등도 건네주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도록 했다.

A씨도 대화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함께 살기로 하고 B씨와 사귀고 있는 상태이고 최근 B씨가 돈을 빌려간 뒤 잘 만나주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에 불만을 품게됐다는 범행 동기도 알수 있었다.

결국 침착하고 차분이 이끈 대화 덕분에 인질극은 발생 2시간 30여분 만에 A씨가 B씨의 아들을 풀어주고 자신도 순순히 경찰에 몸음 맡기면서 참변의 위기를 극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가 경찰의 손에 이끌려 아파트 밖으로 걸어나오자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무엇보다 아이가 무사해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경찰에서 “여러모로 다 죄송하다. 아이는 내가 끝까지 보호해주기로 약속이 돼 있었고, 감싸주었다”며 “B씨가 같이 살기로 하고도 자꾸만 만나주지 않고 도망 다녀서…”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최삼동 순천경찰서장은 “인질 사건에 대한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해 협상을 통한 설득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현장 상황의 면밀한 분석과 피의자 조사 등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와 정신적 안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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