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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학교 세운 이승만 전 대통령 흉상 설치 논란

인하대, 학교 세운 이승만 전 대통령 흉상 설치 논란

입력 2015-09-01 14:48
업데이트 2015-09-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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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설립에 이바지” vs. “독재의 장본인” 5년 전에도 추진하다가 무산…내달 최종 결정

인하대학교가 학교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한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의 흉상을 교내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인하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내년 2월 교내에 준공 예정인 개교 60주년 기념관 내부에 학교 설립를 발의한 이 전 대통령과 학교를 인수해 발전시킨 고 조중훈(1920-2002) 한진그룹 회장의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2월 부산 피란 시절 폐허가 된 국토를 보며 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당시 김법린 문교부 장관에게 인천에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같은 공과대학을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

인하대는 1954년 인천시로부터 시유지 41만여㎡와 국고보조 100만달러, 하와이 교포성금 및 이 전 대통령이 설립·운영하던 한인 기독교학교 매각대금 15만달러 등을 기부받아 ‘인하공과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학교 이름 ‘인하’는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후 1968년 조중훈 회장이 학교법인 인하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197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대학 측은 이처럼 학교 설립에 큰 역할을 한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79년 2월 교내 인경호 인근에 높이 6.3m(좌대 3m 포함)의 동상을 세웠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전 대통령의 독재 및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시위 때 마다 동상을 밧줄로 묶어 끌어내리거나 페인트 칠을 했고 학교측은 이를 다시 원상복구 하기를 되풀이했다.

결국 이 전 대통령 동상은 1983년 10월 철거돼 지금까지 창고에 보관돼 있지만

철거 당시 많이 훼손돼 다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인하대 총동창회와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주도로 동상 재건이 추진됐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인하대가 이 전 대통령의 흉상 설치를 적극 검토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교수와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친일 행적과 부정부패, 독재의 장본인인 이 전 대통령의 흉상 건립을 다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역사 인식의 출발”이라고 주장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대학은 사회적 담론과 민주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곳인데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을 추앙하는 흉상을 세우는데 반대한다”면서 “이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인 인하대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인천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흉상 설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아 다음달까지 설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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