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화장실 70년대 수준”…양변기 보급률 60% 그쳐

“학교화장실 70년대 수준”…양변기 보급률 60% 그쳐

입력 2015-09-21 11:14
업데이트 2015-09-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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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의원실 전수조사…3곳중 1곳 10년간 전면개보수 안해

양변기 보급 비율이 60% 선에 그치는 등 전국 초·중·고교 화장실이 여전히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학교 화장실 개보수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70년대 수준”에 머물러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전국의 초·중·고교 화장실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양변기 설치 비율은 남자 63.2%, 여자 62%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전체 학교들의 40%가량이 여전히 양변기 대신 편리성이 떨어지는 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화변기는 쪼그려 앉아서 용무를 보는 일본식 변기다.

학교 화장실의 화변기 비율(여자 기준)은 전국 17개 시·도 중 경남이 59.6%로 가장 높았고, 광주 53.7%, 경북 54.4% 등의 순이었다.

서울도 46.7%나 됐다. 학교 여자 화장실의 화변기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1.1%)였다.

변기 수도 학생들의 수에 비해 많이 모자란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10명당 변기 수는 전국 평균 남자는 1.6개, 여자는 1.3개였다.

특히 공중화장실법이 여자의 변기 수가 남자의 변기 수보다 최소 1.5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학교의 경우 오히려 여자 화장실의 변기 수가 남자보다 더 적었다.

김 의원실은 “보통 4인 가족이 1∼2개의 변기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학교 화장실의 변기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며 “특히 10분이라는 짧은 쉬는 시간에 대다수 학생이 화장실에 몰리는데 변기 수가 매우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화장실 환경이 학생들의 건강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만1천513개 학교 중 화장실 천장이 석면 슬레이트로 돼 있다고 응답한 학교는 19.3%인 2천223개교였다. 칸막이가 석면 슬레이트로 돼 있다고 응답한 학교도 14%나 됐다.

김 의원실은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학생들 주변에 석면 가루가 날아다닐 위험이 크다”며 “화장실의 부분 개보수가 아닌 전면 개보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20년간 한번도 전면개보수한 적이 없다는 학교도 전국적으로 398개교나 됐다. 경남이 157개교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01개교, 경기가 68개교 순으로 많았다.

최근 10년간 화장실을 전면개보수한 적이 없다고 한 학교는 전체 학교의 31.8%인 3천666개교로 나타났다.

특히 김 의원실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전국 시도별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에 투입된 총비용을 산출했더니 지난 5년간 9천37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학교 화장실이 “70년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김종훈 의원실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처럼 학교 화장실 수준이 열악한 이유를 학교 환경개선사업의 대부분이 법적인 유지관리 기준이 없이 학교 자체 판단과 교육청의 예산 상황에 따라 사업이 집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학교시설 유지관리 기준을 법제화해 주기적 현장 조사와 중장기 계획 수립, 지속적 예산 투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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