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파 두드러지고 파형 단순…공중음파 유무도 차이
6일 오전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 북쪽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지진파의 특성이 자연지진과 확연히 다르다.기상청이 지진파를 감지하자마자 자연적 요인이 아닌 핵 관련 실험이나 대규모 화약 폭발 등 인공적 요인에 의한 지진이라고 판단한 근거도 이런 차이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 등 크게 두 가지 파동이 생긴다. P파는 매질을 수평으로, S파는 위아래로 흔들며 이동한다.
P파의 전달 속도는 초당 7∼8㎞ 정도로 초당 4∼5㎞인 S파에 비해 지진계에 먼저 잡힌다.
인공지진의 경우 P파의 진폭이 S파에 비해 매우 크지만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의 진폭이 더 크거나 비슷하다.
자연지진은 에너지 방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파형 역시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 인공지진은 초기 P파만 두드러질 뿐 S파를 포함한 이후 파형이 단순하다.
즉 파형을 보면 인공지진은 P파가 초기에 매우 강력하게 울린 다음에 후속 파동은 매우 작게 일어난다. 자연지진은 일정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파동이 관측된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의 이런 차이는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인과 전달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 자연지진은 압축력(미는 힘)과 팽창력(당기는 힘)이 모두 작용한다. 반면 폭발이나 핵실험 등으로 지반이 진동하는 현상인 인공지진은 압축력만 작용한다.
또 음파 발생 여부도 판정에 중요한 요소다.
자연지진은 지진이 일어나도 음파는 대부분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인공지진은 폭발에 따른 압력 변화 등으로 인한 공중음파가 발생한다.
이날 북한 지진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하는 철원음파관측소에서 음파가 감지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진원의 깊이도 크게 다르다.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보통 10∼15㎞ 정도지만 인공지진은 거의 지표면 근처에서 발생한다.
기상청은 이 같은 여러 요소를 감안해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이 인공지진이라고 판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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