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만 화 면해…경찰 “실화·방화 가능성 배제하지 않고 수사”
연합뉴스
14일 오후 10시 50분께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한 아파트 3층 송모(52·의사)씨의 집에서 불이 나 20여 분만에 진화됐으나 이 화재로 집안에 있던 송씨와 부인(49), 작은 딸(21), 아들(14) 등 가족 4명이 숨졌다.
큰 딸(23)은 화재 당시 귀가하기 전이어서 화를 면했다.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송씨와 부인, 아들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딸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으로 옮겨진 딸 외에 다른 시신은 거실과 안방 등에서 비교적 가지런한 자세로 발견됐다”면서 “일부 시신은 불에 심하게 그을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화재에 놀란 주민 수십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추가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화재로 집안 내부 145㎡ 중 약 70㎡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소방당국은 정확한 발화 지점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1차 현장감식 결과 이들의 사인이 화재로 인한 질식사로 나타났으며, 외력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 인화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송씨 가족은 화재 발생 이틀 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송씨는 이 집을 임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정형외과 의사로 서울 금천구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숨진 송씨 가족 사이가 원만해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이들 시신에 대해 부검을 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경찰은 실화와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주 심야라고 할 수 없는 시간에 아파트 3층에서 짧은 시간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가 4명이나 나왔다는 점에서 흔한 사건은 아니다”라며 “화재 원인과 사인 등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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