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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 “외지인 줄어 생업 끊길까 걱정”

서해 최북단 백령도 “외지인 줄어 생업 끊길까 걱정”

입력 2016-03-07 11:13
업데이트 2016-03-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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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으로 거리 텅 비어…주민들 “누가 오려 하겠나”

한ㆍ미 양국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KR)ㆍ독수리(FE) 연합훈련을 개시한 7일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는 적막했다.

주말이었던 전날부터 왁자지껄한 관광객 무리나 거리를 다니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다.

황사가 뿌옇게 낀 백령도 용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약 7㎞ 떨어진 연꽃마을을 지날 때까지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해안 철책을 따라 이어진 왕복 2차로 도로에선 먼지만 풀풀 날렸다.

백령도에서 만난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보다도 사람이 줄어 생업이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관광객뿐 아니라 군부대를 찾는 면회객마저 줄어들까 봐 가슴을 졸이는 모습이었다.

상가가 밀집된 백령면 진촌리 거리에 들어서자 커피숍에서 튼 가요만이 조용한 거리에 울려퍼졌다.

백령도에 정착한 지 8년째라는 커피숍 주인 김경택(56)씨는 “처음 백령도에 왔을 땐 북한 도발이나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무덤덤하다”며 생업 걱정을 덧붙였다.

김씨는 손님 없는 커피숍을 가리키며 “보면 알겠지만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공사현장 작업자나 면회온 사람들에게 매출을 기대는 형편인데 북한 도발로 그마저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커피숍, 노래방, 음식점, 숙박업소 등 상점 40여곳이 모인 이 거리는 백령도 내 번화가다.

하지만 이날은 공사장 작업자 몇몇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만 눈에 띄었다.

주민센터 건축 공사장에서 일하는 김모(45)씨는 “겨울철 섬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우리 같은 외지에서 온 공사장 작업자들”이라며 “북한 도발에 걱정하는일부 주민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걱정할 것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날이 어슴푸레해지자 노래주점과 식당 서너 곳은 일찌감치 불을 끄고 셔터를 내렸다. 늦은 저녁 찬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른 동네 주민들만 가끔 눈에 띄었다.

300여m로 짧은 번화가 거리에는 텅 빈 소형 마트와 정육점, 식당이 건너다보였다.

백령도에서 41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한모(74)씨는 “백령도는 아직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본 적이 없어서 주민 동요가 적은 편”이라며 “그래도 포 소리가나고 군용차가 돌아다니면 누가 오려고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백령면사무소는 백령도 내 26곳 신축대피소에 갖춰진 물품을 점검하며 만일의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휴가자 복귀 등 조치는 내리지 않은 상태”라며 “북한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지휘소 훈련(CPX) 키리졸브 연습은 이달 중순 끝나고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 연습은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된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은 1만5천명 이상으로 예년의 2배 수준이다. 우리 군은 약 30만명이 이번 훈련에 참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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