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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한 남편 이름으로”… 평생 모은 12억 쾌척

“전사한 남편 이름으로”… 평생 모은 12억 쾌척

한찬규 기자
한찬규 기자
입력 2016-03-07 22:36
업데이트 2016-03-0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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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박수년 할머니 장학재단에 기부… “6·25 때 사망한 남편 기리고자 결정”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6·25전쟁 때 전사한 남편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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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구 수성구청을 방문해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기부한 박수년 할머니의 통장과 계산서. 박 할머니는 쑥스럽다면서 사진 촬영을 사양했다.  대구 수성구 제공
7일 대구 수성구청을 방문해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기부한 박수년 할머니의 통장과 계산서. 박 할머니는 쑥스럽다면서 사진 촬영을 사양했다.

대구 수성구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박수년(86) 할머니는 7일 수성구청을 방문해 전 재산을 남편 김만용씨 이름으로 기탁했다.

박 할머니는 결혼 1년 만에 남편이 6·25전쟁에 강제소집되면서 19세에 홀몸이 됐다. 전장으로 떠난 지 2년 만에 돌아온 것은 그리던 남편이 아니라 사망통지서였다. 이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억척같이 돈을 벌었다. 옷 보따리 하나 들고 여기저기 다니며 돈을 모아 수성구에 땅을 사고 농사를 지었다. 40세가 되어서는 보훈청에 취직해 60세까지 근무했다. 박 할머니는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 왔다”면서 “이제야 먼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 이름으로 생전에 보람된 일 하나를 하고 싶었다”며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니 이제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은 이 돈을 별도 기금으로 관리해 부부 이름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6-03-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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