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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카드 쓰고 게이트 넘고…지난해 서울 1~4호선 부정승차 2만명 넘어

노인카드 쓰고 게이트 넘고…지난해 서울 1~4호선 부정승차 2만명 넘어

조용철 기자
입력 2016-03-08 09:55
업데이트 2016-03-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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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교통카드를 가져왔는데 할아버지 카드인지 정말 몰랐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에 시니어 패스카드(65세 이상 경로용 교통카드)를 사용해 2호선 홍대입구역을 들어가다 단속원에게 걸렸다. 단속원은 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 계속해서 부정승차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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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부정승차 집중단속
지하철 부정승차 집중단속 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에 부정승차 예방활동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등 9개 수도권 전철 운영기관은 7일부터 18일까지 수도권 모든 지하철역에서 부정승차 합동단속을 하기로 했다. 2016.3.7 연합뉴스

한편 50대 주부 B씨는 2호선 성수역에서 앞서 가는 사람 뒤에 바짝 붙어 공짜로 지하철을 타려다 적발됐다. 그런데 B씨는 제지하는 단속원을 향해 오히려 고성을 지르며 “왜 많은 사람 중 자신만 붙잡느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서울 지하철에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부정승차자들과 이를 적발하려는 단속원들의 전쟁이 매일 일어난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부정승차자가 2만 1431명이고 이들에게 걷은 부가금이 7억 9400여만원에 달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2014년 1만 4538건과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부정승차자들의 수법은 핑계 만큼이나 다양하다. A씨의 사례처럼 노인용 무임승차권인 시니어카드나 장애인용 무임승차권 카드를 친지나 가족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무임승차권을 친지나 가족들이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무임승차권 카드로 통과하면 게이트에 불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바로 적발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를 대신 사용하는 것 외에도 직원이 없는 틈에 게이트를 몰래 넘어가거나 다른 사람 뒤에 붙어서 게이트를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 2만 1431건 중 어린이(만6세 이상 13세 미만) 부정승차는 2798건으로 13.1%를 차지한다. 이들은 단체 이동 시 호기심이나 ‘영웅심’으로 승차권 없이 지하철을 타다 걸리는 경우가 많다.
 
노선별로는 1∼4호선 중 2호선이 부정승차 사례가 가장 많았다. 2호선에서 지난해 1만 2771건 발생했고 4호선(4808건), 3호선(2743건),1호선(1109건)이 뒤를 이었다. 역별로는 홍대입구역이 1533건으로 가장 많이 부정승차가 적발됐고 그 뒤로 성수역이 1086건이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호선 부정승차 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이용 인원수가 많고 어린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2호선은 지난해 일평균 이용객이 208만 7142명으로 1∼4호선 전체 이용객의 50.3%를 차지했다.
 
서울메트로는 이러한 부정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7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수도권 모든 지하철역에서 부정승차를 집중 단속한다. 단속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서울9호선운영, 인천교통공사, 신분당선 등 9개 수도권 전철 운영기관이 합동으로 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는 시청역 등 혼잡역에는 본사 직원 등도 배치할 방침이다. 부정승차 예방 현수막과 포스터를 역내에 배치하고 역사내 홍보방송을 하는 등 부정승차 예방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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